[인물인터뷰]‘에너자이저’ 위너코리아 조재훈 대표

2012.02.24 18:01 최화영 조회 8,800 댓글 0


에너자이저위너코리아 조재훈 대표 인터뷰



지난 목요일, 한국이름보다 잭키라는 영어이름이 더 어울리는 이국적인 외모의 소유자, 위너코리아 조재훈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위너코리아는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이벤트를 기획하고 더불어 한국의 이벤트를 알리는 국외 이벤트 시장의 개척자이다. 넘치는 에너지로 해외 이벤트 시장에 뛰어든 에너자이저 조재훈 대표와의 인터뷰를 지금 시작한다.

특수효과에서 이벤트로

2002년부터는 제니스라는 회사로 특수효과 및 장비업을 시작한 조재훈 대표는 2008년에 가족과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살면서부터 해외 이벤트를 전문적으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수효과는 무대 위에서 영상, 조명 등의 모든 것이 맞물려 돌아가기 위한 하나의 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벤트를 전문적으로 배운 기획자들은 이벤트에 대해서 많이 알지만 장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해요. 조명 장비 중에 하나의 장비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빛이 나는지는 제가 더 잘 알 거에요. 이벤트를 전문적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장비업을 했던 게 저의 장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큰 키에 이국적인 외모로 고등학교 시절에는 장래희망이 모델이었던 그. 특수효과를 하면서 모델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장비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군대를 제대하고 당시 꿈이었던 모델은 유행을 따른 선망의 대상으로만 여겨졌고, 특수효과가 자신에게 더 잘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음향은 팔이 되고, 조명은 눈이 되고, 무대는 몸이 되고무대는 항상 똑같은 그림이지만 무대를변화시키는 특수효과의 역동성이 저를 신나게 만들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탤런트 학원을 다니고, 모델을 꿈을 키웠었죠. 키가 크고 이국적이다 보니까 주위에서도 모델로만 바라서요. 하하. 3년 정도 모델을 꿈꿨는데 알고 보니 특수효과가 저에게 더 맞는 옷이 더라구요..”


잭키 찬잭키 조

해외 업무를 주로 해왔던 그에게는 이름보다 잭키 조라는 이름이 더 많이 불린다. 하지만 잭키라는 이름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 아닌가?

성룡의 이름 잭키 찬을 따라 짓게 되었어요. 처음에 이름이 조재훈이라서 JJ를 썼는데 동남아에서 많이 쓰는 이름이 JJ였어요. 많은 사람들이랑 이름이 겹쳐서 바꾸고 싶던 와중에, 동남아에서 중요 인물 중의 하나가 잭키 찬이라서 영어이름으로 사용하게 된 거에요. 현지 사람들에게 잭키 찬 노노~ 잭키 조이렇게 개그를 치면 사람들도 웃으면서 다가오고, 반응이 좋아서 사용하게 되었죠. 이름을 몸에다가 문신을 해서 보여주기도 했어요. 하하. 저희 집 바로 앞에 성룡의 집이 있는데 동남아에서는 성룡만큼 넘버원이고 되고 싶어요. 나도 동남아시아에서 그만큼 커야겠다는 포부를 담아서 만든 이름이라고 할 수 있죠.”


국내외 이벤트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조 대표에게 해외 이벤트의 이모저모를 물어보았다.

오늘은 한국에 있지만 내일은 필리핀으로 가고 또 다른 지역으로 가고이러한 새로운 환경이 너무 좋아요.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느낌이죠. 정말 바쁠 때는 7개의 도시를 일주일 동안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피곤한 것보다 재미있었던 게 컸어요. 저희는 다른 회사보다 자료를 쉽게 얻어요. 현지 사정을 알기 때문에, 남보다 빨리 준비를 할 수 있죠. 당장 실행을 옮겨야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획을 현지 팀들에게 요구하게 되면 실행이 더 늦어져요. 그래서 저희는 직접 가서 생활하며 겪을 수밖에 없었어요. 대신 자료를 쉽게 얻고, 빠르게 준비할 수 있게 되었죠.”

일이 없어도 사무실에 앉아서 현지에 대해서 공부하고, 현지인들과 만남을 가졌던 조재훈대표. 현지인들과 친분을 쌓고, 경험을 만들었던 것들이 일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의식주부터 시작해야 그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가 있기에,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두 달 전쯤 혼자 가서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프로젝트를 시행한다고. 해외시장을 공략함에 있어서 위너코리아만의 차별화 전략은 성실성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외국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많이 보호를 해주는 편이고 또 선택과 집중하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요. 국내 이벤트에 다양한 마케팅이 존재하고, 장비나 행사에 대한 느낌 그리고 제안서의 질적인 수준이 굉장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빠르고 치열하죠. 해외 이벤트를 하면서 힘든 것은 없지만 점점 한국식이 싫어지게 되더라구요.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은 고집이 세요. 남과 함께 베풀면서 하는 것이 나이라 내 것만 해야 되는 일이 많죠. 해외에서는 서로 의견을 충분히 나누고 접목을 많이 하는 편인데 한국 기획자들이 해외 현지팀들한테 명령을 하면서 문제가 많이 생겨요.”

음향이나 조명과 같은 장비는 현지 사정을 더 잘 아는 현지팀에게 부탁한다는 그. 현지어를 못 하는 기획자가 한국말을 현지팀에게 사용하기 때문에 그들은 알아들을 수가 없고 결국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특성이 인상을 쓰면서 얘기하는 거에요. 그래서 한번은 현지팀이 기획자가 화가 난 줄 알고 일 못하겠다고 장비를 떼어서 간 적이 있어요. 난감했죠. 하하. 자기들도 경력이 있는데 무시를 당했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현지팀과 1,2번 리허설하고 영상 보여주면 연구하고 잘 배워요. 하지만 처음부터 지시하고 명령하면 일을 안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죠. 명령이 아닌 대화가 필요한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종종 문제가 생겨요. 그래서 기획자는 현지인들과 대화를 하는 것보다 저희랑 말을 하고 진행하는 편이에요.”


배고파야지 아이디어가 나온다.

밑에 사람들과 친해져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요. 좋은 곳에서 자고 좋은 음식을 먹고 있으면 좋은 것만 보여서 발전이 없다고나 할까요? 저희 회사는 철칙이 있어요. 프로젝트가 시작하기 전에 현지에 가서는 고급스런 것들은 지양하고 현지식만 찾죠. 호텔은 세계인의 입맛에 맞춘 음식이지만, 지역의 특유 음식을 맛보지 못합니다. 그러면 현지의 특성을 간과할 수 있죠. 푸켓에서 작은 기념품 액자를 만드려고 제작비를 알아보니 만원이었어요. 하지만 재래시장을 가서 직접 찾아보니 700원이더라구요. 아이템을 찾기 위해서 전통 시장을 갈 줄도 알아야 해요.”

이벤트를 할 때, ‘줄 수 있는 이벤트또는 남길 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싶다는 조재훈 대표. 한번은 말레이시아에서 이벤트를 기획할 때, 겨울을 접할 수 없는 사람들, 내리는 눈을 보지 못하는 그 들에게 눈을 보여주기 위해 눈기계를 가지고 갔다고.

많은 사람들이 치안이 안 좋은데 현지 생활이 가능하냐고 묻는데, 현지 사람들한테 해를 주지 않으면 따로 해를 주지 않거든요.”

그는 현지 사람들과 어울리고 현지 사람들을 사랑하는 자신만의 이벤트방법을 스스로 터득한 것 같다.


국내이벤트의 시작과 목표

국외의 동남아지역 이벤트만을 주로 해오던 위너코리아가 올해부터는 활동무대를 국내 이벤트까지 넓힌다고 한다. 어떤 각오에서 일까?

해외에서 일을 하려면 한국이벤트가 가지고 있는 높은 퀄리티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외에서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국내에서 인지도도 없고, 또 한국 이벤트의 이미지나 아이디어, 컨셉 등을 못 잡으면 안되겠죠.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저도 이벤트업에 조재훈이라는 제 이름을 남기고 싶어요.”

전세계에 이벤트 회사는 워너코리아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조재훈 대표. 소주가 세계 어느 백화점에 들어가 있듯이 글로벌 체인점으로 국내외 행사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곳으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넌지시 웃으며 말한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게 국내이벤트인데요. 해외의 세미나 등의 이벤트를 국내로 유치하려고 해요. 해외의 이벤트기획사나 대형 회사들에게 브로슈어를 보내고 있고, 호주에서 개최되는 이벤트 종사자들의 세미나에 참여해서 해외의 다양한 이벤트를 국내로 유치하는데 힘쓰려고 합니다. 한국의 이벤트는 충분히 질이 좋은데, 국내에서만 우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지 말고 우리도 싱가포르처럼 해외이벤트를 국내로 유치하고 더 많이 한국의 이벤트를 알렸으면 좋겠어요.”

1시간 반이나 넘게 진행되었던 인터뷰가 끝이 났다. ‘직원들이 하고 싶을 때 이벤트를 하고, 직원은 나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조재훈 대표. 인터뷰를 끝나고 그가 참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하심이라고 한다. ’하심은 불교용어로 자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이란 뜻을 내포한다. 그는 언제나 항상 하심을 유지하며 살고 싶다 하는데, 직원들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그의 뜻을 담은 것 같다. 신입사원 공채 시기를 묻는 내 질문에, 직원들이 꼭 필요할 때 뽑을 거라 답하는 그. 조재훈 대표와 함께 위너코리아가 국내외로 그 명성을 떨치는 회사가 되길 기대해본다.

대학생 인턴기자 최화영 (uuuuuuuz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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