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제안서 평가위원 공모제, ⓵ 행사대행업계의 새로운 병폐가 되다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으로 본 내용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
공정성을 위해 탄생한 행사제안서 평가공모제가 연일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필자도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혹여나 뜻하지 않는 오해를 낳을 수 있으나 이벤트넷 본연의 업무와 업계에서는 반듯이 필요한 내용이기에 연재로 평가위원 공모제를 다뤄보려 합니다.
최근 제안서 평가위원 선정 방식이 ‘공모제’로 바뀌면서, 애초 기대했던 공정성과 투명성은 점차 그 취지를 잃고 있는 듯하다. 행정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행사나 용역 입찰에 있어 제안서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도입된 공모제는,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내부 평가의 폐쇄성과 편파성을 줄이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이 제도가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획은 부차적, 결국은 사람이 문제다“
행사기획사나 이벤트 업체들이 제안서 준비에 쏟는 열정과 시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수십 페이지의 기획안을 작성하고, 제안 발표를 준비하며, 인건비와 디자인 비용까지 감수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실제 심사 현장에서는 기획안의 완성도보다는 '얼마나 많은 지인이 평가위원으로 들어갔는가'가 당락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제로 일부 회사들은 제안서 내용보다 **‘심사위원 명단 확보’와 ‘평가위원 접촉’**에 더 많은 에너지를 들이고 있으며, 이러한 행태가 새로운 영업 전략처럼 통용되고 있다. 평가위원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2차 영업’이 생기면서, 중소 이벤트회사들은 또 하나의 장벽을 마주하게 되었다. 특히 젊은 창업자나 신생기업들은 이 구조에 깊은 허탈감을 느끼고, 업계를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리베이트라는 그림자
더 나아가 일부 현장에서는 리베이트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제안서 평가와 관련하여 소정의 사례비 이상의 금전적 유혹이 오간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물론 이는 명백한 불법이며, 공공기관의 신뢰에도 금이 가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행이 반복되면 **‘심사=거래’**라는 왜곡된 인식이 정착되고, 정직한 회사는 그만큼 불리한 구조 속에 놓일 수밖에 없다.
아마츄어가 프로를 평가
업계전문가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것이 평가위원들의 자질이다. 실력이 있거나 전문가라면 그나마 인정을 할텐데 대부분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헛웃음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위 듣보잡 대학의 교수, 단체의 이사, 퇴직교수나 퇴직공무원 등 자격에 부합하는 경우는 있지만 실제로 경험이나 지식은 행사대행업과의 무관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평가에 따른 질의 응답에 있어 황당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한다.
제도의 취지를 되살리는 길
공모제의 본래 목적은 공정성과 객관성의 확보다. 그렇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외부인 모집이 아닌 공정성과 무관의 원칙, 이해관계 사전 배제, 평가 이력의 투명한 관리, 심사 사유의 문서화 및 공개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또한 점수차의 폭을 줄여서 큰 폭의 점수차가 발생하지 않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얘기한다.
평가 브로커 활개
평가위원이 활성화되자 기존 인맥과 새로운 인맥형성을 통해 평가위원을 끌고다니는 소위 브로커들도 활개를 치고 있다. 업계출신자, 대학교수, 퇴직자 등 다양하다. 사전에 업체와 연계하여 대거 지원을 하게 하고 뽑히게 하는 등의 절차다. 물론 정확하게 확인된바는 없지만 이런 소문도 끊이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모 포털사이트에 ‘평가위원’ 커뮤니티가 유료로 개설되어 있을 정도다.
공정한 제도도 운영에 따라 불공정해질 수 있다. 시행한지 수년이 지난 시점에 제안서 평가제도의 운영방식을 재검토하고, 진정한 ‘공정성’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다. 기획서로 승부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업체들이 더는 실망하지 않도록, 제도는 진화해야 한다.
제보를 받습니다. 평가장에서 벌어진 황당사례 혹은 평가위원의 갑질 등에 대한 내용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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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의 댓글


이런 문제를 꿋꿋이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도가 바뀌길 바라겠습니다 :)
공정한 평가 없이 업계의 미래도 없다고 생각되며 제도의 재정비가 필요합니다!
진짜 기획으로 승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렇게 공론화가 되어 변화되어 간다면 조금은 나아진 입찰시장이 되지 얂을까 생각이 드네요

기획사 입장에서는 기획과 PT에만 집중해도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데,
평가위원까지 고려해야 하는 현실이 참 씁쓸하네요.
제안발표 현장에 가면 그 분위기가 더욱 잘 느껴집니다. 제안 내용에 관한 질의가 아닌
점수를 깎으려고 하는 악의적인 질의를 받을 때마다 점점 지쳐 가는 것 같습니다.
업계의 발전을 위해 평가위원 공개모집 제도가 하루빨리 개선되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