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인터뷰]능력자 특집2- NCS네트워크 심소영 실장

2012.01.20 13:25 최화영 조회 7,378 댓글 0

[인물인터뷰]NCS네트워크 심소영 실장



(
인터뷰를 가서 촬영해온 NCS네트워크 내부의 모습)


바람이 많이 불었던 1 10, 인터뷰를 위해 내방역에 위치한 NCS네트워크로 향했다. 도착해서 듣는 말, 심소영 실장은 회의 중이라고. 기다려야 했다. 기다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긴 머리에 검은 뿔테 안경을 낀 그녀를 만났다.

죄송합니다. 제가 모든 팀의 프로젝트 회의를 참여하는 편이라 기다리려면 꽤 시간이 걸리니, 먼저 인터뷰를 하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관리자가 되어서도 기획을 놓지 않고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NCS네트워크 심소영 실장을 만났다.

이벤트가 나에게 준 것은 풍요로움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이벤트에 몸담은 게 벌써 17년이 되었다는 그녀.

저는 통계학과를 나왔어요. 당시 이벤트 학과가 없었고, 졸업 전에 이벤트 관련된 아카데미에서 6개월 과정을 수료한 게 다였어요.”

이벤트가 뭘까라는 의문으로 시작해, 자신과 맞을 거란 당찬 마음으로 이벤트에 뛰어든 그녀. 이벤트를 배우면서 자신의 안에 외향적인 성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기질을 이벤트가 개발해 줄 것이라 생각하여 이벤트에 종사하게 되었다고.

저는 처음부터 이벤트만 바라봤고,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이벤트는 재미와 힘든 과정을 같이 병행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나에게 있어서 직업에 대한 동기부여는 재미이었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벤트 덕분에 제 삶이 굉장히 풍족해졌어요. 통계학과를 나와서 제한된 직업 안에서 삶이 흘러갈 수 있었는데, 제가 볼 수 없던 것들을 보고, 가질 수 없던 생각을 하게 됐죠. 어떠한 것이든 다각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내가 전공했던 분야뿐만 아니라 그 분야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의 것들을 보고 생각하려고 하고, 만들려고 했던 기회가 많이 주어졌어요.”


내 능력의 확장, 이직에 대하여


이벤트업에 종사한지 17년이 훌쩍 넘은 그녀에게 조금은 예민할 수 있는 이직에 대해여 질문하였다.

음… 지금 제가 갖고 있는 마케팅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을 찾아 볼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내 직업을 바꾸거나 내가 관심 갖는 분야를 바꾼다기 보다는, 내 능력이 어떻게 하면 확장될 수 있는 지를 생각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벤트 외에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그녀. 하지만 그 때의 자신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자부하며 말했다.


잡식 독서? 아이디어 고갈의 해결책


지금도 주기적으로 서점을 가요. 예전에는 맡은 프로젝트에 관련된 서적을 많이 읽었는데 이제는 건축이든, 디자인이든, 인문학이든 닥치는 대로 읽어요. 잡식합니다.(웃음)”

잡식 독서를 하게 되면, 분명 기획에 도움이 안 되는 내용도 있어서 시간낭비가 되지는 않을 까 망설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떤 책이든 기획에 도움이 안 되는 책은 없었다고 말했다.

신기하게도 읽다 보면 제가 원하는 키워드가 보여요. 예를 들어,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볼 때도 그것을 통해서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어요. 그래서 특별히 제가 기획하는 관련된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책을 읽는 편이죠. 그리고 모니터로 읽는 것과 직접 책을 통해서 느끼는 것이 다르거든요. 자료는 컴퓨터로 검색하는 편이지만 그 자료를 가지고 생각을 발전시키는 데는 문서화된 책을 보는 것 이외에는 좋은 수단이 없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일주일에 3~4권정도를 읽을 정도로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는 그녀. 독서를 제외하고는 공연이나 문화컨텐츠를 많이 접해보는 것이 기획자에게 좋다고 말한다.

이토록 아이디어에 많은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내가 관리자가 되었고, 또 내 자체가 후배들에게 모티베이션이 되야 하기 때문이죠.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모든 팀의 프로젝트 회의는 거의 제가 참여하는 편이에요. 표현과 실행은 팀 내에서 담당하여 진행되지만 컨설팅은 제가 조금씩 도와주는 편인데, 아는 게 있어야 회의가 가능하지 않겠어요? 관리자가 되었다고 해서 기획을 놓을 수는 없는 것 같고, 또 기획은 제가 이 직업을 그만둘 때까지 이끌어갈 것이라 생각해요.”


내 삶과 이벤트의 적절한 균형, 5:5


오늘처럼 인터뷰를 많이 다니다 보면 노처녀군단을 많이 만나게 될 거에요.(웃음) 나도 결혼이 상당히 늦었는데…예전에는 일이 많아서라고 변명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일만큼 삶의 가치도 중요한 거 같아요.”

자신의 일과 본인이 걸어가야 할 삶의 균형을 잘 맞춰가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그녀는 말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과거 그녀의 모습과는 다른,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는 후배들도 많다고.

과거 이벤트는 야행성이라 불렸을 정도로 밤 작업이 많았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낮 시간에도 시간을 잘 관리하고 집중만 한다면 밤 작업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고, 그 모습이 더 전문가로 보여져요. 꼭 하루 24시간이 일로 채워져 있지는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근무시간에 집중해서 잘 끝내고, 근무시간 외에는 본인의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우리 연령대를 보면 균형을 지키며 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 때는 일에 묻혀 사는 게 자랑스러웠죠. 하지만 요새 그런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내가 자기 삶을 잘 못 꾸려나가는 사람으로 보여요. 그런 면에서 아직도 내 삶은 미숙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후배들은 삶의 균형을 잘 맞추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선택도, 포기도 빠른 후배들에게


최근에 온 친구들을 보면 선택도 빠르고, 포기도 빠르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자기 삶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이끌려고만 해요. 한 분야가 이렇다는 것을 정의하려면 최소한의 시간을 주는 게 예의인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이 분야에 올인해서, 충분히 겪어보고, 또 알아보고 기회를 준 다음에 맞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려야 해요.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이든, 시간이든, 그런 부수적인 조건들 때문에 내가 좋아함을 느끼기도 전에 일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게 아쉬울 뿐이죠.”

그녀는 어떤 직업이든 간에 그 직업에 주어야 하는 시간과 예의가 있다고 했다. 최선을 다 해보고 그 때 돌아서도 그들에 인생에서 늦어지거나 뒤쳐지지 않을 것이 라고…

이벤트라는 일을 너무나 타이트하게 정리하는 것은 이렇게 오랜 기간 이벤트에 종사한 선배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고, 그 선택이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올 해는 개인적으로 자기 삶의 풍요로움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심소영 실장. 그녀에게 2012년은 내 것들을 만들어 보는 해라고 한다. 그녀는 내 것들중의 하나로 악기와 요리를 배우는 취미생활을 생각 중이라고. 그렇다면 나는 넌지시 생각해본다. 남은 인생을 함께 할 반려자를 찾는 것 또한 자신의 삶에 풍요로움을 증진시키는 일이 아닐까 하고. 심소영 실장에게 임진년은 일과 자신의 삶, 그리고 사랑까지 모두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욕심 많은 해가 되었으면 한다.



대학생 인턴기자 최화영(uuuuuuuz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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