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인터뷰]능력자 특집1- EBnet 조성대 부장

2012.01.16 13:56 최화영 조회 7,299 댓글 0

[인물인터뷰] EBnet 조성대 부장



《논어》 〈위정편(
爲政篇)〉에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나는 15세가 되어서 학문에 뜻을 두었고(志學), 30세가 되어서 학문의 기초가 확립되었으며(而立), 40세가 되어서는 판단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다(不惑)."고 하였다. 마흔 살은 불혹이라 불리며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한 분야에 단단한 입지를 굳힌 나이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의 해오던 것과는 반대로 새로운 것에 도전을 시작하고픈 나이이기도 하다. 이번 인터뷰에서 만난 EBnet 기획팀의 조성대 부장은 올해 마흔 두 살로, 이벤트업에 종사한지 14년이 넘은 능력자이다. 한 분야에 종사한지 10년이란 세월을 훌쩍 넘긴 그가 바라본 이벤트는 어떠하며 그의 인생의 전환점은 어떤 것이었을까.


(인터뷰를 가서 촬영해 온 EBnet 내부의 모습)

현재 EBnet에서 일한 지는 8년 된 것 같아요. 그 전에는 패션쇼와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조금은 무뚝뚝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조성대 부장. 약간 내성적인 성격이긴 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패션쇼에서 이벤트로의 입문 동기


저는 공대 출신입니다. 과거 이벤트를 접했을 때는 재미때문이었지만, 10년이 넘으면서 그 동안 한 게 아까워서 계속 하게 되더라구요.(웃음)”

이벤트업에 종사한지 어느덧 14. 그가 처음에 품었던 이벤트에 대한 열정이 퇴색되고도 남을 시기이다. 당시 패션쇼와 관련된 일을 하던 그는 시장이 작은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이벤트로 직장을 옮겼다고 한다.

패션쇼에서 4년 정도 일을 했어요. 패션쇼가 이벤트 안에 들어간다고 할 수도 없고, 또 이벤트가 패션쇼 안에 들어간다고 정의 내릴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제가 바라봤을 때 패션쇼는 수 많은 이벤트 아이템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고, 기획보다는 실행이 많았기 때문에 이쪽 분야로 옮기게 된 거죠.”


42
살에 찾아온 고민


지금 내 나이 때에 많은 직장인들이 고민하는 거겠지만, 40대 이후의 진로가 가장 큰 스트레스에요. 지금 이직할 나이는 아닌 것 같고, 그렇지만 새로운 것을 만나고는 싶고 계속해서 자신을 개발해야 되는데 어떻게 할 지…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인생을 70까지 산다고 하면 지금 그의 나이는 42. 살아온 날들 속에서 여유를 찾는 것보다는 앞으로 남은 28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답을 찾는 그.

이게 이제서야 공부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 저는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에 있는데 학교에 가는 것도 생각 중이긴 해요.”

그는 이벤트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현재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박사과정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교수를 꿈꾸는 거냐는 내 질문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일단은 여러 가지를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지금 내 또래에 이벤트업계 있는 사람들 중에 자기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많고, 물론 내가 아는 후배도 많아요.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회사생활을 하고 있어요. 내가 어느 정도는 후배들에게 모델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보며 자라는 후배가 있으니까 말이에요.”


관광학 박사와 광고홍보학 박사 그리고 이벤트의 역학관계


내가 의문을 가지는 게 하나 있는데 이벤트와 관련된 학교는 많지만, 이벤트박사는 많지 않다는 점이에요.”

오래 생각했다는 듯이 말을 꺼내는 그. 이벤트학과 박사과정은 생각해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나지막이 준비해온 말을 꺼낸다.

이벤트학과 교수는 관광학 박사가 대다수입니다. 제가 광고홍보학과 박사과정을 지원한 이유는 실제로 우리나라 이벤트 회사에서 관광 관련된 이벤트광고 관련된 이벤트를 봤을 때, 저는 감히 얘기하지만 4:6광고 관련된 이벤트가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르치는 자들은 관광과 관련된 자들이고 그들의 시선으로 이벤트를 강의한다는 거죠. 이게 진짜 잘못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광과 관련된 학과의 커리큘럼을 보면 실무 이벤트에는 필요 없는 수업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서 축제와 관련된 이벤트는 정말 제한된 일이에요. 실제로 축제관련 이벤트를 하는 사람은 적어요. 하지만 광고와 관련된 일은 많습니다. 배우는 사람들이 모두 관광학 박사에게 배우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광고 관련된 박사들도 많이 생겨서 그 비율이 맞았으면 좋겠어요.”

대부분의 이벤트학과는 관광대학에 속하지만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관광경영과 호텔경영 관련된 수업이 많다. 또 이벤트를 실무로 접해보면 마케팅을 위한 경영학적 이론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벤트마케팅이라는 수업을 배우긴 하지만 경영학과라는 단일전공만큼 깊은 경영학을 이벤트학과에서 배울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광고학이라는 것 자체가 경영학에서 많이 파생된 학문이에요. 경영학의 마케팅 부분이 광고에 많이 파생되어 있는 게 사실이죠. 지금 BTL이 많이 활성화가 되어있어요. 홍보나 광고에서 이벤트의 역할이 많이 커졌고, 앞으로도 점점 커질 거라 생각합니다. 이에 광고학과에서도 이벤트와 BTL과 관련된 수업이 많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이미 실무에서는 광고 관련된 일이 많으니 학교도 발 빠르게 변하는 거죠. 그렇지만 이벤트는 어떠할까요? 관광하면 제일 먼저 호텔 비즈니스를 먼저 떠올리죠. 하지만 이벤트에서 호텔관련 일의 비중을 생각해 봤을 때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거든요. 물론 내가 호텔에 대해서 배우고 일을 하면 실제로 도움은 되겠지만 그렇게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거죠. 호텔 수업에는 식음료에 대한 수업이 있지만 실제로 식음료를 모두 알 필요는 없든요.”


이벤트의 산업화를 위하여… 후배들에게


그가 바라본 이벤트업은 처음 자신이 입문했을 때에 비해서 이벤트가 많이 산업화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봤을 때 아직 이벤트는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고.

가장 걱정인 것은 이벤트를 하겠다는 사람이 없고 막상 들어와도 금방 나가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벤트업이 제대로 산업화가 되려면, 정착을 하려면, 많은 후배들이 들어와서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이벤트는 비전이 있는 산업이에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정착이 되지 않아 힘든 것뿐이죠. 이벤트로 진출을 원하는 후배가 있다면, 하겠다고 시작한 마음을 끝까지 이끌고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벤트가 비전이 있다고 말하는 그에게 어떠한 점 때문에 이벤트가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이벤트는 대표적인 오프라인 면대면 커뮤니케이션 수단입니다. 마케팅 자체에서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게 생각되고 그것의 일환으로 SNS가 생겨나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벤트는 발전할 수밖에 없고 정착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정착이 되지 않아서 힘든 것일 뿐이죠.”

미팅이 있는 관계로 인터뷰는 짧게 끝났다. 인터뷰 도중, 이벤트가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느냐는 내 질문에 그는 섣불리 대답하지 못 했다. 지금보다 10년은 지나야지 판단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주변을 돌아보면 많은 이들이 한 달 정도 일을 하고는 이 일은 이렇다 저렇다, 왈가왈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남들은 짧은 시간 일하고도 쉽게 판단하는 데, 그들과는 다른 진중한 태도를 보이는 그의 모습과 연륜이 나는 부럽기만 하다.

금년과 내년의 목표가 박사학위를 따는 것이라는 그. 금년 안에 박사가 되어서 내년에는 더 많은 후배들에게 이벤트를 알리는 멋진 선배가 되길 기대한다.



대학생 인턴기자 최화영 (uuuuuuuz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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