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정을 지닌 소년같은 남자
준 플러스, 이관식 차장을 만나다
과거 ‘신토불이: 신나는 토요일 불타는 이 밤’이 토요일 사람들의 열기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불타는 금요일’이다. 다이나믹듀오의 노래를 빌리자면 뭔가 될 것 같은 ‘불타는 금요일’, 금요일은 학생과 직장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날이다. 특별한 금요일, 이벤트업에서는 경력 직원이지만, 아직도 처음처럼 열정만은 불타고 있는 이관식 차장을 만났다.
호텔에서 이벤트까지… 이벤트 입문기
첫 실습의 기회를 첫 직장을 구하는 계기로 만들어버린 당찼던 23살의 그. 학생들에게는 너무나도 작았던 두 달의 실습비보다는 직장을 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했던 그는 당시 23살의 자신을 떠오르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저는 당시 2년제 대학을 다니며 관광을 전공하고 있었어요. 학교를 다니며 실습의 기회를 얻었는데 두 달의 실습비는 너무 작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첫 직장으로 만들어 버렸죠.(웃음)”
이관식 차장은 호텔 안에 존재하던 500명을 수용 가능한 회의장을 보며 컨벤션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전문대를 다니던 그는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여 컨벤션에 대한 공부를 이어나갔고, 대학원까지 입학하여 공부를 이어나갔을 정도로 학구파이다.
“호텔에서 3~4년을 일했을 때, 호텔을 그만둬야 했어요. 석사과정을 끝내고 전문대에서 호텔 실무/서비스 시간강사 일을 시작할 때, 호텔 일과 병행하기 힘들었거든요. 호텔에서는 시간강사보다는 호텔의 일에 중점을 뒀으면 했지만 저는 호텔을 그만두고 시간강사를 이어갔어요.”
안정적인 호텔과 시간강사의 일에서 어떻게 호텔을 그만둘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당시를 생각하면 젊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그는 회상한다. 그 젊은 날의 패기는 현재 그를 이끌어왔다.
“타이밍이 좋았던 게 제가 일을 그만두고 시간 강사 일을 하고 있을 때, 그러니까 2005년에 준 플러스가 만들어졌어요. 아는 분의 연락으로 준 플러스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그리고 오래 몸담고 있을 수 있는 직장이 되었어요.”
공부로 자신을 이끈 것은, 부족함에 대한 두려움
“호텔 사람들은 글로벌화되어 있어요. 직원들도 신사숙녀들같이 느껴졌고, 손님들도 그랬어요. 지나고 나니까 사람이 적응하게 되었고 자리가 사람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 저는 제 자신이 계속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전문대에 대한 편견 때문에 4년제 대학교 호텔경영학과로 편입을 하여 공부를 이어나갔다. 호텔을 다니면서 학교를 다녀야 했던 힘들었던 그의 대학시절. 공식적으로 잠을 자는 시간은 4시간이었으며 이동간의 잠자는 시간으로 피곤함을 줄였다고.
“호텔 일이 4시에 끝나면 교대에서 천안으로 학교를 갔어요. 나의 부족함을 채우자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지만 일과 공부를 병행하긴 쉽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저는 수업을 빠지지 말고 출석을 100%로 하여 내가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늘리고, 배울 수 있을 만큼 배우자 생각했어요. 몸이 힘들면 회사에 월차를 내서라도 배우자는 생각으로 학교를 다녔고 결국 저의 출석률은 100%였지요.”
이벤트를 하고 싶다면 실습과 인턴부터… 아르바이트의 현실
현재 이벤트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이관식 차장에게 허심탄회하게 물어봤다. 이벤트의 취업을 희망하다가도 행사나 축제 아르바이트를 다녀와서는 진로를 변경하는 학생이 많고, 이벤트업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많이 들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그는 업체의 입장 설명과 함께 학생들에게 실습과 인턴을 추천하였다.
“이 업계에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행사 아르바이트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업계에 대한 흐름을 알 수 있게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를 하는 기자는 적극 추천하지만, 이벤트회사의 알바생은 정말 알바생일 뿐이에요. 업체는 서비스의 품질과 관련하여 고객접점을 배제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따라서 알바생보다는 전문적인 도우미를 채용하고, 학생 알바는 보이지 않는 데서 일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 일은 흡사 체험 삶의 현장과 같다고 볼 수도 있어요.”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어설프게 일을 배우다가 상처를 안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벤트는 서비스의 특성상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업체에서는 업무를 얘기할 때 알바생을 신뢰할 수 없고, 정보를 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또한, 이벤트는 환대를 통해서 느끼는 느낌만으로 행사의 만족도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알바생에게 불쾌함을 느끼면 행사 전반적인 서비스의 질이 달라질 수 있으니 업체측면에서도 조심스런 부분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현업의 생생함을 느끼고 싶은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신입사원이나 인턴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차라리 실습을 통해서 경험을 쌓는 것도 좋구요. 일을 배우기 위해서 하는 실습은 알바와는 다릅니다. 실습생을 통해서 알바를 관리하게 하거나 실습을 통해서 행사에 필요한 물품을 관리하게 하면서 책임과 역할을 주는 것이죠. 책임감이 떨어지는 아르바이트는 일을 하여도 배울 수 있는 것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이벤트가 규모의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습을 받아서 일하는 곳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상처를 받고 일도 배우지 못 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실습을 통해서 많은 경험을 배우고, 얻어가는 것을 권장합니다.
열매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진정한 기획자는 6~7년을 지나야…
우리는 카페에서 편안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이어 나갔다. 7년 차 이벤트 기획자로 접어든 이관식 차장, 그는 자신의 업무를 곱씹으며 말했다. 입사 후 1~3년까지는 편집력을 높이기 위해서 또 기획서를 잘 쓰기 위해 고민하고 밤을 새며 노력하게 되고, 4~5년은 자기가 자기의 성과를 높이고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고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끝내고 나면 진정한 기획자의 시기가 찾아온다고. 그 시기는 그가 일을 하고 있는 바로 지금이라 말한다.
“경력직이 왜 경력직일까요? 이는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에요. 즉, 프로젝트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가 달라진다는 것이죠. 그 전에는 밤새서 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었는데 6~7년이 되면 이 일 때문에, 자기가 선택을 한다는 것이죠. 또한 이러한 고민이 자신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고, 샐러리를 올리게 됩니다. 자신의 샐러리는 자기가 올리는 거니까요.“
시간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다는 이관식 차장은 아직까지도 일을 하며 자신을 알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35살까지의 목표가 업무와 학업을 같이 병행하는 것이었다고. 25살에는 꿈도 없이 남들이 이끄는 대로 살았지만 35살에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겠다는 기대로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얼굴에는 여유가 묻어난다.
“이벤트 기획자는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경험에는 이렇게 했을 때 안 좋았다고 해서 지금 누군가가 같은 일을 하고 있을 때 저는 말리거나 조언을 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일을 해도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냥 묵묵히 지켜봅니다. 해봤는데 안 좋았다는 것은 시도도 못 하고 포기하게 만들어요. 내가 했을 때와는 다를 수도 있는데 과거에 얽매어서 일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자는 창조력이 높아야 하지만, 있는 것들을 조합하여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획자이기 때문이죠.”
내가 아쉬웠던 것들을 후배들은 밟고 지나가지 않았으면…
끊임없이 그를 찾는 전화를 다섯 번째 걸려왔을 때쯤, 2시간 가까이 진행하였던 인터뷰를 정리하게 되었다. 인터뷰를 끝마치며 이벤트업의 취업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말했더니 이 사람, 꿈을 가지라고 말한다.
“구체적이지 않더라도 마음속에 자신의 소명의식이 있어야 일을 진행할 수 있어요. 적어도 일을 하고 있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일이 힘들 때에도 ‘내가 왜 이 일을 했지’하는 후회로 끝나는 것이 아닌, 후회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에요. 이 일을 통해서 내가 어떤 것을 느껴야지 하는 부분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이관식 차장은 학교에는 남다른 경험이 있다. 2년제 대학과 4년제 대학 그리고 대학원까지 학교를 오래 다니며 배움을 이어온 그가 후배들에게 한마디 더 이어가고자 한다.
“학교에서는 학업에 충실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었으면 해요. 교수님은 이정표에요. 대학에서 학업은 잡아 준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듣고 거기서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스스로 찾는 것이죠. 교수님들이 나침반이 된다면 그 길을 가는 것은 학생입니다. 자신의 분야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연구하고 모르는 것은 문의하고 먼저간 선구자인 교수님께 명확한 답변은 아니더라도… 분명 얻을 것이 있거든요.”
몇 일 전에 캔의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듣고 지금까지 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을 되돌아봤다는 그. 그는 내 인생에 나밖에 없었을 때가 있었지만, 이제 몇 일 뒤는 아기 아빠가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될 그는 이제 내가 없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찡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점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이제는 내 인생에서 내가 아닌 새로운 생명, 나의 소중한 가족을 위해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멋진 삶이 있다는 것을.
대학생 인턴기자 최화영 (uuuuuuuz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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