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의 이벤트 뒷담화(5) 금강산랠리와 대우김우중회장

2012.02.01 11:20 최화영 조회 7,008 댓글 0

금강산랠리와 대우김우중회장



1999년 가을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홍보영화와 CF프러덕션의 대표인 후배의 전화였다. 서울고 후배이면서 친하게 지냈던 후배는 흥분에 들뜬 목소리로 급히 보자고 했다. 난 바로 후배의 사무실로 차를 몰고 갔다. 가는 동안에 평소 대북사업을 추진한다고 큰소리를 뻥뻥치던 모습이 생각이나서 ㅋㅋㅋ

"뭐 대박이라도 잡았나?" 하는 생각에 맘이 급해졌다.

후배는 상기된 모습으로 "! 드디어 해냈어...", ".. ?..." "2년동안 추진했던 금강산 랠리 (자동차 경주대회)가 허가가 떨어졌어" "정말! 축하한다."

정말 2년동안 열심히 추진했던 일인데...정부나 대북단체도 어려운 일을 일개 개인이 큰일을 해냈다니 정말 대견스러웠다. 후배가 대표로 있는 그 회사는 우인방 커뮤니케이션이고 조선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북한 노동당 산하 통일전선부의 외곽기구)로부터 2년간의 협상 끝에 허가를 받은 것이었다.

이제 허가는 받았고, 대회는 내년 5월에 열리기로 했다. 자동차경기는 KARA(한국자동차 경주협회)에서 진행하고, 홍보, 운영, 기획 그리고 제일 중요한 협찬과 대회조직위원장선임이었다. 이 작업을 해달라고 불렀다고 했다. 난 한 팀을 준비시켜서 금강산 랠리 전체 기획서작업을 시작했고, 한편으로는 스폰서 작업을 시작했다.

달랑 북측으로 받은 허가서와 통일부의 허가증만 가지고 작업을 하자니 넘 힘들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사기꾼 취급을 받기도 했다. 방법을 바꿔야 했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창원- 금강산랠리였다.

78회 전국체육대회로 인연이 되어 알게 된 경상남도 정무부지사님과 김혁규 도지사님을 찾아 뵙고, 창원-금강산랠리를 민간차원의 스포츠행사로 부각시키고, 통일에 대한 염원과 남북교류차원의 멋진 행사로 만들고 싶고, 이 일의 총책임자인 조직위원장을 맞아주십사 부탁드렸다.

당시 김대중 정부의 대북 화해물결 속에 통일부의 전폭적인 지지도 한 몪을 했다고 생각된다. 한참을 고심하시던 김지사님은 좋은 일을 하는 거라고 흔쾌히 수락하셨고, 행사는 급 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제는 경상남도의 지원을 받고, 30억정도의 예산을 수급하는 일이었다. 작은 스폰서들은 확보가 되었고, 가장 큰 타이틀 스폰서가 문제였다.

김지사님께 문제를 보고드렸고....지사님께서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셨고...몇 일 뒤 창원- 금강산자동차랠리 총 기획서를 몇 장으로 요약정리하고, 힐튼 호텔 맨 마지막 층으로 가게 되었다.

바로 대우그룹 김우중회장님 직무실이다. 호텔 한 층이 회장직무실이고 복층구조로 되어있는데 들어서는 순간 감탄과 주눅이 드는 것은 무슨이유일까? ㅋㅋㅋ 어쨌든 김지사님, 정무부지사님, , 대우김우중회장님,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님, 정진영 대우건설부사장님, 6명이 한 테이블에 얼굴을 맞대고,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말 TV에서나 보던 분들과 자리를 하니 맘이 두근거리고,,,, 브리핑이 끝이 나고, 김회장님께서 질문을 하셨다.

"자네는 금강산 가보았나? .......자동차 경기를 하기는 쉽지 않을 거야....

그런데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가?"

그때 김지사님께서 30억정도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대답을 하니 바로 김회장님의 답변 20억으로 하시지요...

사실 대우를 메인협찬사로 선정한 이유는 현대는 왕회장님(고 정주영회장님)이 소떼를 몰구 방북한 이후, 현대아산(고 정몽헌회장)이 대북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금강산관관광이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이고, 대우는 대북 사업에 후발주자에 처해 있고, 자동차행사인만큼 자동차메이커가 협찬을 하여야 하기 때문에 대우는 딱 좋은 스폰서였다.

대우입장에서는 최초의 자동차경주대회의 메인 스폰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타이틀도 가지고 대북접촉을 하면서 각종 언론 홍보을 해나가다보면, 30억의 이상의 가치는 충분히 있는 것이었다.

우리 대우도 20억외에 많은 비용을 홍보에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협찬을 준비하라고 하시면서...정말 선수?처럼 화제를 바꾸시는 기술....난 속으로 생각했다.... 김지사님도 대단한 스킬을 가지고 대화를 하시고, 김회장님은 더 큰 스킬?로 응대하시는 것을 보고... !... 불과 몇 마디 안 나누었는데...역시 선수는 선수들이구나...그러니까 정치를 하고, 대기업의 총수가 되었나보다.

! 나는 정말 우물 안의 개구리구나... 정말 큰사람들의 비지니스를 보는구나.... 돌아오는 동안 그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그러나 얼마 후 대우그룹은 부도가 나고... 대우는 협찬을 못하고 대회는 예상보다 훨신 작은 규모로 치루게 된다. 금호타이어가 메인 협찬사로 되면서 금액도 줄고 그나마 일부는 타이어로 협찬을 받고...

관계되어있는 회사들도 모두가 몸으로 때우는 행사가 된다.

결국 난 금강산에는 김빠져서 가지도 않고 직원 몇 명만 보냈다. 경기 후 술자리에서 북에 갔다온 팀장은 다시는 행사할 곳이 아니라고 .........규제도 심하고...정말 어려운 곳이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쉬운 행사이다.... 스폰만 제대로 되었으면 ...아니 1개월만 빨리 진행했어도...

역사에 길이 남을 행사인데...

사람의 뜻으로 안 되는 행사도 있나 보다. 특히 대북행사는 너무도 변수가 많아서...

그 이후로 아무리 좋은 행사도 북에서 하는 행사...북과 관련된 행사는 피하고 있다 .

기획자도 사람이 하는 일 ...하늘이 도와주셔야 되는 행사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악의 적인 댓글이나 공격성 댓글은 고지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0개의 댓글

댓글 등록

최상단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