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근무에 대한 길잡이 ; 중국편]
최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안정성(stability)’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자주 접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외부 환경 변화에 특히 민감하고 실물 경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업의 독특한 속성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에 일찌감치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을 도모하여 해당 시장에 안착한 여러 회사들의 성공 사례와 그 결실을 일군 인재들의 희망 스토리는 요즘 같은 시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본편에서는 해외 진출의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 알아보고 중국 근무와 관련한 정보를 Q&A 형태로 전달해 보려고 합니다. 작금의 불안정한 시장 상황과 미래 환경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로 과감히 해외 진출을 꿈꾸는 여러 기획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Q : 먼저, 중국의 이벤트 시장을 간단히 소개 하자면?
A : 중국에서는 통상 이벤트를 ‘活动(huódòng)’이라고 지칭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 역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시장 경제와 그 궤를 같이 하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벤트를 주요 업으로 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관련 회사는 대략 10여 개 정도이며 약 7~80여명의 한국인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대부분 북경을 중심으로 분포해 있으며 지역 확장을 위해 상해·광주에 지사를 설치하고 있는 회사도 있고, 드물게 지역에 본사를 둔 경우도 있다.
Q : 회사 형태와 규모는?
A : 한국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치하는 형태가 가장 대표적이고, 중국에서 독립 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는 경우, 중국 현지 파트너와 합작으로 회사를 구성하는 사례가 가장 대표적인 회사 형태라 할 수 있다. 대략 회사별 인력은 약 2~30인 내외로 구성되어 있다. 매출 규모가 큰 회사는 1년 기준 1,300만 달러가 넘는 회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Q : 인적 구성은?
A : 영업과 재정을 담당하는 한국인 관리직, 광고주 대응과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중간 간부층, 실제 제작과 현장 업무를 진행하는 실무직원으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중간 간부층과 실무직원들은 각 회사별 성격에 맞게 중국인과 한국인으로 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각자의 업무분장에 의거 그 소임을 다하고 있다. 특히 중국직원들의 역량을 어느 정도 끌어 올리느냐가 회사 전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큰 지표가 되고 있다. 또한, 조선족 동포 직원들이 중간에서 완벽한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적 결합을 보완하는 역할을 묵묵히 해주고 있다.
Q : 주요 광고주는?
A : 역시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 대행 업무와 공공기관 및 단체의 홍보성 이벤트를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기업 계열 광고 대행사와의 협업, 한국발 중국 현지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가 주류를 이룬다. 반면, 중국 광고주에 대한 개발은 각 회사 공히 아직 큰 성과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요즘 몇몇 회사를 필두로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공 사례들이 목격되고 있다. 경쟁의 동반자 입장에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 유럽, 일본의 글로벌 광고주들은 어떨까? 그들 역시 커뮤니케이션과 문화에 익숙한 자국의 에이전시를 중국 현지에서도 폭넓게 사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Q : 프로젝트의 성격은?
A : 대부분의 회사들이 ‘오프라인 이벤트’를 주요한 수익 모델로 가져가고 있고, 프로젝트의 효율을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일괄집행(turn key)의 방식을 선호하는 광고주도 있다. 또한, 계량화된 ROI와 기대효과를 중시하는 서구적인 방식과 달리 중국 시장에서는 사람과 사람간의 실제적인 커뮤니케이션(Engagement)에 많은 의미를 두는 관계로 ‘오프라인 이벤트’가 아직까지는 유효한 마케팅 툴로 고려되고 있다. 참고로, 우리 업과 인접분야에 있는 PR, 온라인/디지털/SNS, 스포츠 마케팅, 쇼 비즈니스/엔터테인먼트 분야도 한국처럼 각 분야별로 전문화 세분화된 대행사들이 구축되어 있다.
Q : 업무 프로세스에 대하여?
A :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공개 경쟁 방식을 통해 우수한 기획안과 합리적인 예산안을 선택하고 있다. 대행사에서 추진하는 소위 실무에 대한 업무는 광고주, 행사장, 관련 인력, 언어가 중국 현지 진행과 중국어일 뿐 한국에서 진행하는 업무 방식과 ‘대동소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광고주와 상호 공감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결과물을 위해 중국의 문화적 특성과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마지막까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업무적 디테일’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Q : 기존 인력들이 가장 우려하는 ‘경력관리(career path)’ 단절에 대한 생각은?
A : 경력직 섭외에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이 바로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것이다. 이는 아무래도 한국이 아닌 ‘밖’에서의 경력이 자칫 본인의 전체 마스터플랜에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물론 대체로는 맞고 또 바꿔 생각하면 시각 교정이 일부 필요할 수도 있다.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해외 근무 특성상 많은 책임과 권한이 실무진에게 부여되다 보니 그 만큼 부담도 크지만 또한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이 오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실제 중량감 있는 프로젝트를 온전히 100% 본인 스스로가 ‘매니징(managing)’해보지 못한 다수의 경력직들이 있는 것으로 그간 면담 시 확인되었다. 비중도와 예산 규모감이 동반된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 인해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압축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 중국 근무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중국 프로젝트에 대해 많은 미 경험자들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예산에 대한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China discount’를 상상하지만 실제 집행 예산과 프로젝트 스케일이 한국 대비 결코 작지 않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곤 한다. 환율 차이에 의해 오히려 상대적으로 높게 느끼는 사례가 대다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Q : 경쟁력 있는 인재는?
A : 기획과 광고주 대응, 제작 현장까지 두루 아우르는 ‘멀티플레이어’형 인재를 대체로 선호하지만 점점 전문화되고 있는 업의 특성상 앞으로는 디자인 능력이 우수하거나, 머지않은 미래에 연출가를 희망하거나, 운영과 의전에 아주 민첩한 소질이 있거나, 기획 자체에 발군의 실력을 갖고 있다거나 하는 식의 분야별 전문가형 인재가 각광받지 않을까 한다. 결국, 본인 스스로가 팔방미인형이 아니더라도 한 분야만 똑 부러진 능력을 갖고 있다면 크게 어려움은 없다는 뜻이다.
Q : 근무 시 애로사항은?
A : 일단, 언어 소통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문서와 기본 커뮤니케이션이 중국어가 기본이다 보니 어학 초보자에게 어려운 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겠다. 대기업처럼 파견 전 언어와 문화에 대한 사전 교육 환경이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는 우리 중소기업의 여건상 대다수의 전임자들은 소위 ‘주경야독’ 정신으로 위 과정들을 스스로 깨쳐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본인의 교육 집중여하에 따라 대략 1년 정도면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업무 진행 간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사전에 간단한 중국어라도 공부를 하면 적응기간이 훨씬 짧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별도의 학원 수강 및 온라인 강의를 적극 추천해 본다.
(*문화적 상대성과 현지 개인 생활 방식은 어느 분야이건 공히 논의되고 검토되는 사안이기에 여기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Q :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지?
A : 먼저, 충분한 사전 정보를 통해 대외적으로 평판이 좋은 양질의 회사를 찾는 것이 우선이며 또한, 회사 내부에 이 업을 함께 일구고 성장시킬 수 있는 ‘멘토(mentor)’가 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즉, 소수의 인력이 밀도 높게 업무를 추진하는 해외 근무의 특성상 한국 직원들의 팀워크가 아주 중요한 관계로 회사적인 토양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와 완벽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적 구성이 갖춰져 있는지를 꼼꼼히 잘 살펴보아야 한다.
Q : 중국 취업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인력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A : 최근 들어 많은 후배들이 해외 근무에 대한 고민 상담을 자주 해오고 있다. 대부분은 현실의 ‘만족스럽지 않음’에 대한 ‘반대급부’식 고민에 그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경우는 좀 더 스스로를 숙성시켜오라고 거꾸로 돌려 보내곤 한다. 100% 실패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아주 바람직한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메이저 기획사에 경력직으로 입사를 했지만 다양한 사유로 인해 소위 회사 내 ‘주류(main stream)’에 편입되지 못한 인원이 뜻하지 않은 기회에 중국 근무를 시작하게 된다. 본인에게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절박감은 고도의 업무 집중력으로 나타났으며, 특유의 친화력은 광고주와 현지 직원들에게도 좋은 인상이 되어 고스란히 성공적인 업무 성과로 연결되었다.
또한, 노총각 미혼이었던 그 직원은 얼마 전 미모의 아내도 얻게 되었다. 그야말로, 일과 사랑을 동시에 얻게 된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건 마찬가지겠지만 성공 사례의 주인공과 실패 사례의 주인공이 누가 되느냐는 오로지 본인의 노력과 열정으로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은 내일을 개척하고자 하는 자들의 뜨거운 도전을 기대해 본다.
Q : 마지막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전망은?
A : 커뮤니케이션 시장이 포화되어 있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그야말로 ‘개화(開花)’를 목전에 둔 시기라 할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적 특징이 이벤트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G2 국가의 소비 시장과 성장 규모도 또한 매력적이다. 또한, 글로벌 한국 기업들의 선전 역시 우리 업의 결정적인 성장 촉진 요소 중 하나이다. 그리고, 아직 개최하지 못한 월드컵과 동계 올림픽 등의 스포츠 이벤트 이슈와 함께 지자체별 특성화 콘텐츠 개발도 미래 성장 동력의 주요한 모티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좋은 환경들을 회사의 성장과 인재 육성으로 가져가는 것은 오로지 각 회사들의 몫인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도 겨룰 수 있는 실력을 갖춘 경쟁력 있는 회사의 탄생과 마치 혜성과도 같은 우리 업계의 ‘스타 플레이어’ 등장이 머지 않아 보인다.
글 작성 : MIDAS / 北京爱艺德文化发展有限公司ㅣ㈜아이디컴코리아 (midas@idcommchina.com)
*주의 : 상기 글은 글쓴이의 주관적인 경험과 판단에 의해 작성된 관계로 중국과 중국 시장 상황을 100% 반영하거나 옮기는데 부족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해 봅니다. 위에 언급되지 않은 사항이나 작성한 칼럼의 미비점에 대해서는 업계 선후배님들의 가감 없는 충고를 기다리겠습니다.
경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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