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1일부터 12일까지 호주 멜버른 Royal Automobile Club에서 개최되었던 제4회 국제 이벤트연구 컨퍼런스에 참가하여 발표를 했던 동서대학교 관광학부 성은희 교수의 참관기입니다.
‘여행’ - 누구나 가슴 설레이고 입가에 미소가 머금게 되는 말이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아름다운 여행을 시작해보기로 해요. 목적지는 호주이고요, 특히 특수목적관광과 겸목적 관광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여행입니다.
이번 호주여행은 단순 관광이 아닌 이벤트관련 국제학술대회 참가와 논문발표가 중심이 되는 여행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이벤트산업에 종사하거나 학문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인구가 상당히 많지만 이벤트만을 주제로 하는 학술대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서구의 예를 보아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호주는 시드니올림픽을 정점으로 많은 메가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이벤트에 대한 연구도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하늘길로 시드니에서 1시간 30분 소요되는 멜버른은 세련되고 미끈한 시드니와는 달리 순박하고 투박한 느낌을 주는 도시이다. 호주의 전통 건축물이 남아있는 멜버른에서 개최된 제4차 국제 이벤트연구학회 및 제2차 오세아니아 이벤트교육심포지엄 (4th International Event Research Conference & 2nd Event Education and Research Network Australasia Symposium:
이민박물관(Immigration Museum)에서 개최된 환영리셉션은 소박하고 아담한 행사였으며, 네트워킹과 대화가 주를 이루는 리셉션 문화에 익숙치 않은 우리에게는 박물관의 전시물을 통해 어색함과 대화의 주제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호주는 각종 이벤트 및 컨벤션 의 연회 장소로서 박물관을 비롯하여 경기장까지 해당도시의 다양한 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회 첫날 개최된 환영만찬의 경우도 멜버른의 유명 축구경기장(Telstra Dome)에서 진행되었다. Telstra Dome의 경우 초록 잔디가 깔려 있는 경기장이 훤히 보일 수 있는 장소에 만찬장을 배치하여 각종 행사의 만찬장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멜버른의 찬 밤공기와 경기장의 조명이 어울러져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국의 미팅플래너로서 무척 부러움을 느꼈으며 우리도 다양한 문화시설 들이 이처럼 이용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보았다.
호주인들의 특성인 ‘이지 고잉 (easy going)’처럼 학회의 분위기도 경직되지 않고 편하게 진행되며, 논문을 발표하는 세션도 좌장과 연사, 청중들이 형식에 매이지 않고 편안하게, 하지만 진지하게 토의가 이루어졌다.
이번 학회에는 우리가 평상시에 책으로만 알았던 유명 이벤트서적의 저자들(Goldblatt 교수, Allen 박사) 과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총책임자를 비롯하여 학계, 이벤트업계의 거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학회를 통해 한국의 이벤트산업과 교육의 현황 등을 소개하고 토의하는 기회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한국참가자들과의 특별담화시간을 내어주어서 심도 있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으며 향후 다양한 협력체계를 이루는 시발점을 이루게 되었다.
멜버른 학회 참가 후 시드니에 위치한 UTS(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와 호텔경영이 중심이 되는 ICEM(International College of Management)를 방문하여 관계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은 것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특히 ICEM의 캠퍼스는 시드니의 유명해변 절벽에 위치하고 있으며 마치 해리포터의 호그와트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예전 가톨릭 수도원 이여서 인지 너무 아름다운 풍광을 갖고 있는 대학이어서 학생들이 공부하기 싫을 것 같아서 선생님들이 힘드실 것 같다는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였다. 또한 한국의 방문객들을 위하여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강하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실감하였다.
혹자는 그렇게 회의만 하고 제대로 호주를 보지 못하고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호주일정은 극기훈련처럼 새벽부터 그 다음새벽까지 철저한 관리와 효율성으로 똘똘 뭉친 시간들이었다. 즉, 다시 말해서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들을 눈과 가슴에 담아갈 수 있는 가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야생코알라를 보기 위하여 산속을 헤매면서 생태관광의 진수라고 자부하다가 점차 공포관광으로 바뀌었던 시간들, 골프장에 사람과 캥거루가 어울러져서 골프를 치는 광경, 대표적인 와인산지(헌터밸리)를 찾아갔지만 이미 어둠이 덮어버려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순간들, 변덕 심한 날씨로 인해 2시간 동안 말과 씨름하면서 자연을 맘껏 느꼈던 시간들, 이처럼 호주의 전부는 아니지만 시드니를 중심으로 멜버른, 호주의 수도 캔버라까지 호주를 야금야금 맛보았던 시간들이었다. 특히 학회에서 만난 공무원(우리나라의 문화관광부의 과장급)께서는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가이드를 자청하시어 캔버라의 중요관광지를 우리에게 소개하여 주시기도 하였다.
처음부터 많은 것을 갖고 있는 나라,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도 자연 그 자체가 경탄스러운 나라, 다민족과 다문화가 섞여서 전혀 인종에 대한 이질감을 느낄 수 없는 나라, 한번 쯤은 살아보고 싶은 나라…… 하루가 24시간이 아니고 48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보고, 듣고, 느꼈던 시간들…
한번의 여행으로 3가지, 아니 그 이상의 목적을 달성한 시간들이었으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이런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아름다운 인연을 키워가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만남이 아닐런지…………………
호주에서의 인연의 시작이 한국에서 다시 꽃필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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