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매니저의 힘, “그까짓 이벤트회사 쯤이야~”

2010.01.04 10:44 이벤트넷 조회 8,512 댓글 0
 

가수 매니저의 힘, “그까짓 이벤트회사 쯤이야~”


얼마 전 일입니다. 업계에서 친구로 지내는 A이벤트회사 모 이사가 전화를 했습니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는 듯 흥분한 목소리로 얘기를 합니다. 기업행사를 하는데 가수 매니저와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요는 이렇습니다. 이벤트 특성상 정확한 시간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가수 출연시간을 앞, 뒤 여유를 두고 정하고 가수를 섭외하기에 이번에도 역시 오후 9시에서 9시30분 사이에 출연을 하는 것으로 하고 계약을 했답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습니다. 행사장 사정이 생겨 약간의 마(?)가 떴고 9시15분쯤 지나서야

 가수가 공연을 하게 됐답니다. 그런데 이 가수가 방송 스케쥴인지 뭔지 때문에 가야 된다는 겁니다. 대 부분 아시겠지만 그냥 가버리고 나면 남아있는 행사 관계자를 비롯해서 이벤트 회사 사람들은 거의 죽음입니다.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정산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심히 심각한 상황이죠. 어떡해서든지 말렸습니다만 이미 가수는 멘트를 하고 무대를 내려와 떠나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양자 간의 입장차로 문제가 발생이 됐는데 문제는 이후가 더욱 심각해집니다. 이벤트회사 관계자는 가수 기획사 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항의를 합니다. 하지만 이 기획사 대표도 할 말이 있습니다. 시간을 지키지 못한 이벤트회사가 잘못이고 우리는 계약대로 했으니 맘대로 하라는 식이고 이벤트회사는 나름대로 입장을 전합니다만 합의가 되지 않습니다. 즉 가수 측 입장은 9시30분에 공연을 마치기로 최초 약속했으므로 제 시간에 공연을 마친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벤트회사측은 5곡을 다 못했고 행사특성상 약간의 여유를 둬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입니다.


 이 말을 듣고 기획사 대표와 통화를 했습니다. 일단 기획사 대표의 입장은 이해가 됩니다만 무척이나 거슬리는 얘기를 합니다. 매니저들끼리 담합을 하면 이벤트회사는 큰일이 난다는 겁니다. 곤경에 빠뜨릴 수 있고 심하게 하면 망하게 할 수도 있으니 까불지 말라는 식이더군요.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조용필 씨도 아니고 김건모 도 아닌 이제야 갓 뜨고 있는 가수 소속 기획사 대표 한 명이 매출이 100억이 훨씬 넘는 이벤트 회사를 소위 손볼 수 있다고 하네요. 설령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라도 해도 어불성설이지만요.

  물론 그 양반도 화가 났으나 무슨 말은 못하겠습니까만 한 편으로 생각하면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더 웃긴 일은 우리와 통화를 한 후 그 이벤트 회사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역시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는 겁니다.


  발라드로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젊은 가수던데 연말 각종 특집 프로그램에 심심찮게 등장하더군요. 방송PD, 연예담당기자였다면 그들에게 그 기획사 대표가 이런 식으로 할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니저 몇 명이 담합을 하면 방송프로그램도 한 방에 날릴 수 있다...방송국 혹은 신문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협박을 한다... 상상하지도 못할 일이겠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 일을 당한 이벤트회사의 임원과 직원들은 그래도 조용히 넘어갑니다. 그저 소주 한잔 기울이면서 쌍욕 한번 하고 그만 두겠죠.


참으로 씁쓸합니다. 그렇다고 후한 대접을 받자는 소리는 아닙니다만...


  어서 빨리 이벤트넷의 힘이 커져야 할 듯합니다. 매체로써의 힘만 있다면...웬만한 스포츠 신문만큼의 힘만 있었다면 이런 일을 없어질 것입니다. 아니 힘이 지금은 없어도 관계자들의 외침만 있다면 충분히 힘을 키우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침묵은 금이다”라고 하지만 우리 업계는 너무 침묵을 해서 남들은 죄다 침묵만 하는 집단으로 오인하지 않을까라는 염려가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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