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이은 장인정신, 풍선명가 ‘이성 애드벌룬’의 곽봉희 대표를 만나다
‘미켈란젤로의 동기’라는 말이 있다. 세계적인 화가 미켈란젤로가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게 되었을 때 생겨난 말이다. 높이 20m, 길이 41.2m, 폭 13.2m의 천장에 천지창조에 관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미켈란젤로는 4년 동안이나 전념했다. 어느날 그의 친구가 찾아와, 높은 작업대에 올라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에 붓질을 하는 미켈란젤로에게 물었다. “잘 보이지도 않는 천장 구석이라네. 왜 그렇게 정성들여 칠하는가? 누가 그림이 제대로 그려졌는지 알겠나?” 그러자 미켈란젤로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내가 알지.”
‘미켈란젤로의 동기’는 우리 시대에 사라져가는 장인정신을 깨닫게 하는 일화다. 조수 한 명 두지 않고 무려 4년간 성당에 갇혀 사력을 다한 미켈란젤로는 후에 등이 휘는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그가 느꼈을 만족은 천국의 기쁨이었을 터, 아무도 그 희열의 정도를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시대와 역사를 초월하는 가치, 바로 장인정신이다.
우리의 산업현장에도 순수예술 못지 않게 장인정신을 지닌 이들이 많다. 여기, 각종 행사에 쓰이는 애드벌룬 제조에 있어 3대째 장인정신을 이어가는 회사가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이성 애드벌룬이다.
국내 애드벌룬 생산의 시조 격인 이성 애드벌룬(http://www.leesung.co.kr/)은 아트벌룬, 애드벌룬, 라이트벌룬, 변형애드벌룬, 헬륨풍선, 풍선장식, 인쇄풍선 등의 각종 애드벌룬을 제작하는 전문 기업으로서 3대를 내려오는 세월 동안 축적된 노하우로 최상의 효과 연출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성과 오랜 실무경험을 보유한 덕이다. 이성 애드벌룬 곽봉희 대표를 만나보았다.
2010 프로야구 개막홍보 애드벌룬. 애드벌룬은 헬륨가스를 주입하여 공중에 띄우는 홍보용 대형풍선. 각종 행사에 이용하면 홍보효과가 뛰어나다.
이성 애드벌룬은 곽 대표의 부친이 세운 회사로 곽 대표는 부친을 돕다가 자연스레 사업을 물려받았다. 아버지로부터 기술을 배운 곽 대표는 일본에서 선진 기술을 도입하는 등 바쁜 일정에도 연구를 쉬지 않았다. 현재 ‘풍선명가(名家)’ 이성 애드벌룬은 3대에 걸쳐 발전하고 있다. 곽 대표의 아들도 아버지를 도와 일을 하고 있기 때문.
행사 관련 작업이 대개 그렇지만 풍선업체는 특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얼마 전 강원도 도민체전 개막식에서는 태풍 곤파스 때문에 위기를 맞을 뻔 하기도 했다고.
“설치해놓고 돌아서면 휙 하고 날아가고, 또 해 놓으면 휙 날아가고.(웃음)어쩔 수 있나요. 밤새 다시 했죠. 하늘이 우리의 정성을 알아줬는지, 당일엔 날씨가 좋아서 행사를 잘 마쳤죠. 또 1월에 시무식 행사가 많은데, 혹한에 눈도 많이 오니 힘듭니다. 증권 거래소 개장식이 매년 첫 행사인데 항상 고생을 하지요”
2010 강원도민체전 아트벌룬 장식. 아트벌룬은 다량의 헬륨풍선을 풍선백이나 풍선망에 모아 두었다가 일시에 하늘로 솟아올리는 기술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곽 대표의 힘은 긍정적인 태도와 믿음이다. 3대를 내려오는 동안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으랴. 그러나 ‘세상에 못 해낼 일은 없다’라는 마음으로 항상 웃으며 일하려고 노력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일은 결과도 좋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곽 대표의 좌우명은 잠언 16장 3절의 말씀 “너의 행사를 야훼 하나님께 맡기라. 그리하면 너의 경영하는 것이 이뤄지리라.”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라 했다. 최선을 다 하되 하늘에 맡긴다는 곽 대표이기에, 어떤 시련도 미래의 싹을 틔우기 위한 귀한 거름이 된다.
오랜 세월 일을 하다 보니 재미있는 일도 많다. 이성 애드벌룬은 역대 대통령의 의전행사를 도맡았었다. 여러 대통령을 뵙다 보니, 시대별로 분위기가 다 다른 것을 느꼈다고 하신다.
“시대마다 분위기가 달랐는데,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권위가 많이 없어지는 것 같았어요. 곁에 서서 말도 걸어주시고, 수고했다고 격려도 해 주시는 등 자상한 성격이셨지요.”
1988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개점 행사도 소중한 기억이다. 대형 백조모양 아트벌룬을 제작하는 데 무려 250명이 투입됐다. 당시로서는 굉장한 행사였으니 지금껏 잊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이 일을 시작하려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십사 부탁하였다. 1초의 고민도 없이 ‘신용’이라고 말씀하신다.
“첫째도, 둘째도 신용입니다. 사업하는 사람에게 신용은 목숨이지요.”
거래처에서 원하는 바에 철저하게 맞춰 생산하라는 말을 덧붙이신다. 얼핏, 당연한 듯 보이지만, 모든 시작에는 ‘기본’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축구공, 농구공, 야구공 모양의 변형 애드벌룬. 변형애드벌룬은 각종 캐릭터, 디자인 시안 등 원하는 모양대로 제작이 가능해 인기다.
롯데월드 풍선장식. 다양한 색깔과 변형이 가능한 풍선을 통해 각종행사에 멋진 데코레이션을 할 수 있다.
곽 대표는 2011년에는 아트벌룬과 변형벌룬 전자 시스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연구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됩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더 좋은 것’을 만들기 위해 달려야지요.”
오래도록 한 분야에서 한길을 걸어온 만큼 고객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오직 최고의 생산품이 아니면 내어 놓지 않는 장인정신의 경영을 선보이는 이성 애드벌룬. 고객들에게 100%의 믿음을 보장하는 ‘믿음’의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곽대표의 열정은 젊은이 못지 않다. 장인정신의 핵심은 혼이다. 3대의 혼이 깃든 풍선업체의 명가 이성 애드벌룬의 장인 정신이 영원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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