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경쟁입찰 확대가 이벤트에 미치는 파장
지난 16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를 통해서 4대 그룹은 시스템통합(SI)ㆍ광고ㆍ건설ㆍ물류 분야 경쟁입찰 방식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 성행하던 내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자제하고 중소기업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공정위는 2분기부터 실시 될 4대 그룹의 모험사례를 모아 30대 그룹에도 알리고 확대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아래 표를 보면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이벤트를 경쟁입찰 확대 분야에 포함시켰다.
4대 그룹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4대 그룹 관련 분야 계열사의 내부 거래 규모는 12조원이 넘는다. 삼성그룹의 내부 거래 규모는 6조2500억원이며, 현대차그룹 3조4070억원, SK그룹 1조8890억원, LG그룹 1조650억원 등이다. 또한 작년 공정위 조사 결과, 재벌 계열 광고ㆍSIㆍ물류업체 20곳이 올린 매출 12조9000억원 중 71%(9조2000억원)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수의계약 비중이 88%나 되는 것은 중소기업들을 배제한 채 재벌 계열사가 일감을 독식하는 구조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독식 구조를 깨기 위하여 정부도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증여세를 물리기로 하는 등 대기업들을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나온 조치이다.
이와 함께 계열사 간 내부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내부거래위원회의 설치도 늘어난다. 삼성은 현재 3개 계열사에 설치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올해 7개 계열사로 확대하고, LG는 LG전자와 LG화학 등 4개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SK는 내부거래위원회를 4개 계열사에서 6개 계열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경쟁입찰 확대 분야에 대한 조건이 까다롭고 제한적이다. 시스템통합의 경우 보안이나 신속성을 요구하는 작업은 제외되며 광고는 방송이나 신문광고는 아닌 이벤트나 매장광고 등으로 한정된다. 또 경쟁입찰 약속을 지키지 않더라도 강제성이나 제재 방법이 없어 약속대로 이행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벤트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다면 이번 발표에 있어 이벤트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익명을 요구하는 A사 대표는 “공정거래위원에서 발표는 했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없을 것이다. 각 그룹의 광고대행사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있을 것이며 아마도 모종의 거래방법이 나올 것이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B사의 대표는 “사실 그 동안 직거래를 하면서 광고주측에서도 불만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계열사다 보니 서비스 및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곤란을 겪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직거래가 트이게 되면 결국은 광고주 입장에서 훨씬 좋을 것”이라며 은근히 기대를 한다고 했다.
또한 지금까지의 산업구조상 그룹사에서 계열사를 이용하는 것이 관행이 되다시피 했는데 이런 관행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되기는 힘들기 때문에 결국은 실질적 혜택이 이벤트회사에 돌아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거나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어쨌든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는 있으며 광고대행사, 이벤트회사의 편가르기 식의 논리보다는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체계가 이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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