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욱감독 인터뷰- 러시아 카잔 “광주하계U대회 대회기 인수행사 및 문화공연”

2013.09.23 21:22 이벤트넷 조회 9,478 댓글 0

지난 7월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거대한 무대에서 우리업계 토종 연출가로서 기라성 같은 선배감독들의 맥을 이어갈 한 젊은 연출자가 해외 스텝들과 함께 성공적인 공연을 연출했던 사례가 있어서, 그를 직접 만나 그 에피소드를 듣고자 인터뷰를 했다. 그 젋은 연출가는 ㈜씨포스트의 김태욱 감독으로, 국내 대형 그라운드 행사 연출분야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험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717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렸던 2013 카잔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폐회식의 피날레는 2년 후에 개최될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대회기 인수행사 및 10여분간의 차기 개최지 소개 문화공연이었다. 이 사업은 KBSN(대표:박희성)이 대행사로 선정되었으며, 기획 및 실행은 ㈜씨포스트(대표:정상용)’, 씨포스트의 김태욱 기획이사가 총감독 겸 연출을 맡아서 유사 대회기 인수행사와는 차별화되고, 성공적인 문화공연으로 평가 받았다고 한다.

Q. 대회기 인수행사가 무었인가?

A. 올림픽, 장애인올림픽, 월드컵, 유니버시아드대회,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스포츠행사의 폐회식에서 차기 개최지 대표에게 대회기를 전달하며 차기 개최지를 소개하는 문화공연을 진행하곤 한다. 각 대회의 성격에 따라 형식이라든지, 시간/규모 등이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사한 사례를 들면, 98년 프랑스 월드컵 폐회식 당시 그라운드에서 국립무용단이 6분간 모듬북을 활용한 북의 대합주공연을 했으며, 김대하 감독님께서 총감독을 맡으셨던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의 대회기 인수행사는 최소리 공연단과 태권무, 가수 비가 출연해 약 10여분간 인천을 소개하는 문화공연을 진행했었다. 대부분 전세계로 생중계가 되고, 우리 무대가 아닌 다른 나라의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과 여건, 10여분의 짧은 시간 동안 차기 개최지에 대한 여러 요소를 표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행사이다.

(사진 1) 98년 월드컵 폐회식 한국문화공연 /
(사진2) 광저우아시안게임 한국문화공연

카잔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폐회식에서 대회기를 인수받은 광주 대표단의 모습

Q. 김감독이 연출한 카잔 대회기 인수행사는 어떤 이야기를 담아, 어떻게 진행했는가?

A. 최초 기획단계에서는 잔칫날이면 내걸고, 혼례에서 첫 앞길을 열기도하고, 어두운 밤길 길을 밝혔던 우리네 청사초롱이 가진 의미를 중심으로 준비했으나, 실행과정에서 광주U대회 조직위와의 협의와 여러 검토를 통해, 광주U대회의 대회이념을 중심으로 예향 광주의 소리와 멋 등을 통해 한국적 이미지를 상징화 시켜서 준비했다.

“Light Up, Tomorrow’를 주제로 총 4막의 공연을 구성했다. 국악인 박애리의 구음으로 시작한 1막에서는 광주U대회의 성공과 대회비전인 “EPIC”의 꿈이 완성되기를그리고, 모든 액운을 떨쳐버리고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2015년에 건강하고 즐겁게 광주에서 만날 것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초혼 굿을 중심으로 초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서 음악이 보다 다이나믹하게 전환되고 풍물패의 의상과 악기 등에 LED가 발광하며 빛의 도시 광주의 이미지와 함께 전통을 계승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광주의 이미지를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줬다. 이어서 러시아 지역 K-POP 챠트 2위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SM소속의 아이돌가수 엑소(EXO)’가 한류의 저력을 선보였고, 마지막에는 EXO와 함께 전 출연자들이 등장해서 쾌지나칭칭나네의 흥겹고, 반복적인 멜로디로 전 관람객이 한국말은 모르지만,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광주의 흥겨움을 함께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Q. 이번 행사에 좀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하던데, 어떤 것인지?

A. 우선, 이번 카잔U대회가 개/폐회식에 약 1,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올림픽 이상의 대규모 그라운드 행사를 준비했는데, 그들과의 협업 과정 속에서 그들의 개/폐회식의 기획에서 준비의 과정, 그리고 현장 완성까지의 중요한 과정들을 생생하게 지켜보고 자료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이 아주 큰 경험이었다. 특히 소위 이야기하는 대형 이벤트 연출분야에 많은 관심과 꿈을 가진 저와 저희 씨포스트에게는 그 누구도 접할 수 없었던 산 교육의 장이었고, 이번 경험과 교육(?)의 기회를 잘 살려 유사행사 및 러시아 지역 등의 해외 행사에 저희 만의 특화된 기획과 연출을 완성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또 하나는 문화외교의 현장을 너무나 감동적으로 느끼고 왔다는 점이다. 예산은 한정 되 있고, 우리가 설 무대는 너무나도 거대했기에 적은 인원의 출연자로는 너무나 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카잔 지역은 한인이 전혀 없어서 출연자 구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때 대사관의 도움으로 현지 고려인들과 한국문화를 좋아하는 10대 학생들을 모아, 그들에게 약 한 달여 전부터 한국의 전통춤을 가르치고, D-5일부터는 한국에서 온 출연자들과 열악한 연습환경에서 합동연습을 해가면서 본 무대에 성공적으로 출연을 시켰다.

한국말은 커녕 영어도 못하는 이들이었고, 춤이라고는 그저 K-POP 가수들의 춤을 따라하는 어린 학생들이었고, 이들과의 어려운 안무연습과정 속에서 과연 제대로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을까?’, ‘내 욕심으로 작품을 망치는 건 아닐까?’하는 수많은 걱정이 밤잠을 설치게 했지만, 그들의 순수한 열정은 나와 안무자, 한국 출연자들에게 큰 자극이 되었다. 행사를 마치고 한국출연자들과 관계자들이 모스크바로 떠나는 기차역 플랫폼에서 우리들이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 눈물을 흘리며 우리에게 배운 춤을 추는 이들의 모습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Q. 외국 스텝들과 일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어땠나? 에피스드라도?

A. 러시아 연출진과의 협업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씨포스트에서 예전에 몇번 러시아 행사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러시아 사람들의 특성을 알고 있어 예상은 했었지만, 정말 쉽지는 않았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대회기 인수행사 자체가 남의 공연장에서, 남의 공연에 잠깐 껴들어가는 형상이다보니 이것저것 요구하는 우리들은 그들로서는 상당히 귀찮은 존재였을 것이다. 행사라는 것이 그렇지만 사전에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해도 현장에서 바뀌는 경우들이 워낙 많은데, 실제 사전에 우리에게 전달된 도면과 무대 환경 등이 러시아에 협의차 갈 때마다 바뀌어서 난감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어려움을 몇차례 견디고, 때로는 러시아 총감독과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기도 여러 번이었는데 사건은 D-1일 최종 리허설이 끝나고 터졌다. 콘솔에서 안되는 영어에 손짓발짓해가며 리허설을 겨우겨우 마쳤는데.. 나에게 K-POP 공연이 폐회식 분위기를 망쳤다며 K-POP 공연을 빼면 어떻겠냐고 하는게 아닌가? 모든 영상 작업한 것이며, 조명 작업한 것들은 자신들이 어떻게든 짤라서 티안나게 해주겠다며 나에게 계속 부탁과 협박을 반복했다.

조수미(예전에 조수미와 공연을 같이 한적이 있다며) 같은 고귀하고 아름다운 성악가가 와서 노래를 불러야 폐회식에 맞지, 꿍짝거리는 K-POP이 맘에 안든다며 그러는 것이다. 나중에 이야기 하다보니 생중계 시간 때문에 전반적인 런닝타임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먼저 한국공연을 줄이는 형태로 이야기를 한것이었지만, 이때도 어마어마하게 싸우다가, EXO의 본 노래직전 K-POP 메들리 1분을 들어내는 양보(?)를 하며 겨우 합의했던 적이 있다. 행사 전날까지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던 큰 에피소드였다.




Q. 마지막 느낀 점 짧게 이야기 해줘라.

A. 러시아 총감독은 조직위원회에서도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큰 권한과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스텝회의 중에는 조직위원회에서 감히 끼어들어갈수도 없었으며, 그들의 의지대로 프로그램을 변경하지 못했다. 즉 개/폐회식을 하나의 큰 작품으로 생각하고 완성하는 과정 속에서 공식행사 등은 부속물 같은 존재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생각해본다. 발주처를 비롯한 수많은 외압(?)에 총감독 또는 대행사 연출자는 여기저기 난도질당해 너덜거리는 기획안을 연출해야만 하는 현실들이 있다. (물론 모든 행사나 단체들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찌되었든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너무나도 비교되는 총감독 이하 연출진들의 지휘와 권한에 너무나도 부러운 맘이었다. 얼마 전에 이벤트넷에 행사연출감독-전문성보다는 명성으로 선임되는 나라라는 글도 생각난다.

이런 부분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구조적 문제도 있지만 우리 일을 하는 사람들의 전문성과 끊임없는 노력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나와 우리 씨포스트 가족들도 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Q. 스텝 및 출연자 구성

A.

# 주관대행사 : KBSN

# 기획/연출 : ㈜씨포스트

# 총감독 / 연출 _ 김태욱

# 구성 _ 김태욱, 윤상진, 최병규

# 사업관리 _ 정상용, 고수한

# 총괄안무 _ 윤상진

# 안무감독 _ 최병규

# 음악감독 _ 김태근

# 기술자문 _ 김성준 (더막스)

# 영상감독 _ 백원재 (쇼필름)

# 특수영상제작 _ 황영동 (지오랩)

# 조감독 _ 김성현, 유현종, 김민정, 유준규

# 통역/운영 _ 배진호, 송이형, 조혜진, 심웅보, 박재형

# 출연

- 박애리 , EXO , 광주시립국극단 ( 박근태 외 4 ) , 윤혜진

- 세한대학교 전통연희학과 ( 김보금 외 11 )

- 고려인연합회 등 현지 러시아인 ( Elina Bagira 22)

# Special Thanks to

- Gwangju 2015 OC Members

- International Relations Department Kazan 2013 OC Members ( Aliya Muhametdinova ... etc. )

- All Staff ( Alexey Sechenov, Evgeniy Timaschuk, Ivan Sukhanov, Nina Saveleva, Alexandra Odinaeva, Arseny Smirnov, Lilia Mikhailova, Agniya Amelkina .... etc. )

- All the members were together in Kazan

- ㈜씨포스트 / KBSN 식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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