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견] 축제유감~
제주들불축제에 왠 ' 일본완구 베이블레이드 대회' 개최
제주도 축제 뜬금없이 참여형 콘텐츠로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베이블레이드(팽이왕 선발대회)
작년 서귀포칠십리축제 조직위원으로 축제 프로그램 구성과 관련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 곳에서 프로그램 회의를 하던 중 주요 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베이블레이드 대회'가 있음을 보고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베이블레이드와 서귀포 칠십리축제와 무슨 연관성이 있지...영실업에서 자사가 유통하고 있는 완구의 소비 증진을 목적으로 개최하는 대회를 왜 공적재원으로 만드는 공공축제에서 특정기업의 제품을 활용한 베이블레이드 대회를 한다는 발상이 적절한 일인가?
베이블레이드는 일본의 완구 회사 타카라(현 타카라토미)가 발매를 한 팽이 완구 시리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영실업에서 유통을 맞고 있다. 일본 TV만화로 만들어져 일본 완구 기업이 만들어내고 국내 완구 기업이 독점유통하고 있는 특정기업 특정완국제품인데 이를 활용한 대회가 축제판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축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올 부모들까지 관객몰이를 하는 마케팅전략의 하나로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주최측이 내세우고 있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일본의 타카라 또는 영실업에서 축제에 후원비, 협찬비라도 지원해주는 것이라도 고민해볼까 말까 한 일이다.
안그래도 서귀포칠십리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에 대하여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에서 하나의 사기업이 판매하고 있는 아이들 완구를 활용한 대회가 축제와 어떤 연계성을 갖을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일 남지 않은 축제준비기간을 고려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성을 요구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되어 사기업의 브랜드를 그대로 노출하지 말고 프로그램 명칭이라도 변경하여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 정도로 마무리하고 넘어간 사안이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조금은 의식했는지 '베이블레이드'대회 안내판에 우리나라 전통 팽이치기 이미지와 함께 팽이놀이에 대한 부연설명을 기록해 놓긴 하였는데...
전통 팽이놀이를 이야기하면서 일본 기업이 만든 완구용 팽이를 가지고 대회를 하는 이 상황은 점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 최근 들불축제에 대한 홍보글을 제안받고 자료조사를 하던중 제주의 대표축제라 불리우는 '들불축제'에서 마저 다시한번 베이블레이드 대회가 또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작년에 연출감독으로 들불축제에 직접참여하면서 나름 짧은 시간에 행정 담당관들과 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주어진 제약과 한계속에서 그래도 조금은 발전적인 모습을 만들고자 노력하며 새로이 오름전체를 하나의 영상 디스플레이로 활용한 미디어파사드쇼를 만들면서 조금이나마 축제 발전에 보탬이 되었다 자부하였고 다행히도 우수축제로 머불던 들불축제가 최우수 축제로 승격되는 좋은 소식으로 이어지는 와중에 베이블레이드 대회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제주들불축제의 애정하는 나로서 쓴소리를 안하고 갈 수 없다.
축제의 프로그램, 콘텐츠를 만들어감에 있어 좀더 심도 깊은 고민이 있길 바란다. 프로그램명 앞에 축제이름을 붙인다고 해서 그 콘텐츠가 축제의 주제와 부합되어지는 것인가?
베이블레이드 대회를 '들불 팽이왕 선발대회'라 칭한들 목축문화와 정월대보름 기복문화를 기원으로 하는 들불축제와 어떤 연관성을 가진단 말인가?
축제는 무엇이나 아무거나 담는 큰 그릇이 아니다.
축제의 기원, 유래, 테마, 스토리, 철학이 있는 것이다.
호응이 좋다고 해서 이축제 저축제 아무 곳에나 아무것이나 담을 것인가.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축제가 간판만 다르지 내용은 다 똑같다는 비아냥을 듣고 축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키워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참여하는 아이들은 좋아 할 것이다. 그리고 즐거워 하는 아이들에게 승리의 성취감을 맛보게 해줄 요량으로 꽤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부모들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축제 기획자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들불축제가 어떤 축제인지 부터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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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만들어졌다 사라지길 반복한 '마조제'를 왜 작년에 다시 부활시켰는지, 새롭게 시도한 미디어파사드에는 어떤 스토리를 담고자 했는지, 들불축제는 불의 예술제전이 되어야 한다.
지역의 예술인과 문화인들이 제주의 문화와 불을 소재를 결합한 제주만의 기원축제로 발전되어야 한다.
한낱 유행에 불과한 이벤트성 프로그램을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니다. 물론 제작비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 반면 많은 아이들과 더불어 부모들까지 대동하는 아이들 대상 경연대회는 쉽고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좋은, 일명 보기 좋은 프로그램 같을 수 있다 하지만 제주를 대표한다는 이름의 축제, 문화관광부 선정 최우수 축제의 이름에는 걸맞지 않다.
물론 수많은 프로그램중 하나인 것을 가지고 침소붕대하고 있는것인지 모르겠지만 하나이던 열이던 축제를 바라보는 철학은 같다
서귀포 칠십리축제의 '베이블레이드버스트'들불축제의 '들불팽이와 선발대회' 베이블레이드 대회 까지앞으로 탐라문화제에서 '탐라 베이블레이드'대회가 또 나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최우수축제란 수식이 무색해지지 않길 바란다.
[제주내 베이블레이드 대회 사례]
-렛츠런파크 제주, 베이블레이드 겨울 페스티벌
- 제3회 제주 의귀 말축제 베이블레이드 대회
- 서귀포 칠십리축제 베이블레이드 대회
- 제주들불축제 들불 팽이 경연대회 (베이블레이드) 예정
이쯤 되면 제주도가 베이블레이드 대회 종주도시 같다
박승규
한국축제포럼 제주지회장
제주축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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