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디컴은 이번에 색다른 워크샵을 통해 2006년을 좀 더 뜻 깊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매년 해오던 비슷한 형식의 종무식이 아니라, 홍콩이라는 색다른 공간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며, 새로운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한 시도였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바쁜 업무로 인해 출발 할 때 까지 다들 일하느라 컴퓨터 앞을 떠나지 못하고 나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 은 출발 당일 날 새벽에야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실 홍콩으로 떠나 기 전까지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어려워만 보였지만, 홍콩에 꼭 가야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해낼 수 있었다.
덕분에 출발하는 동안, 일을 마무리했다는 상쾌함과 내가 지금까지 몰랐던 능력을 발견한 것 같아 자신감도 충전된 듯 했다.
홍콩으로 향하는 밤 비행기안에서 인디컴 식구들은 피곤한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인디컴 전 직원과 함께 하는 이번 해외 워크샵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금 흥분한 상태였다. 심지어 비행기마저 관광버스 처럼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만들 정도였다.
감흥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한국과 반대인 버스운전
기사의 운전석과 창 밖으로 비치는 영화 속 에서만 나오던 빨간 택시들을 보며 내가 홍콩에 왔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 여장을 풀고 바로 잠을 청했지만 낯선 환경과 누적된 피곤 탓인지, 다음날 홍콩의 새벽 공기는 생각보다 차갑게 느껴졌다.
‘아, 이런 게 홍콩의 아침인가…’
또, 홍콩과 서울의 시차는 겨우 한 시간차이지만,
나는 그마저도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다.
하지만 홍콩에 있다는 사실로 이를 이겨낼 수 있었다.
홍콩의 낯선 풍경 속에 시작한 첫 일정은 오래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카지노, 도박의 도시 마카오였다. 이동 중 특이했던 점은 한강에서 탔던 유람선 같은 배로 홍콩과 마카오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엄연히 다른 나라임에도 불구 하고 말이다.).
기대를 한 것과 달리 막상 처음 경험한 마카오는 상상하던 것과는 많은 면에서 달랐다. 휘황찬란한 거리에 주윤발, 혹은 장국영 같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꼭 총격전이 벌어질 것만 같았던, 아니벌어저야만 했던 상상 속의 이국적인 마카오와는 달리 그저 평범한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그저 그런 관광도시였다.
그래도 마카오는 도박, 카지노의 도시 아닌가, 그 곳에 가면 내가 상상했던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카지노로 들어섰다. 총을 차고 있는 경비원이 소지품까지 철저히 검색하는 삼엄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나는 더욱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기대는 거기까지였다. 해가 중천이라 그런지 카지노 안 에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있는 사람들은 간간히 보이는 외국인과 늙은 할머니들이 다였다.
결국 우리는 어디선가 이쑤시개를 입에 물고 맞아줄 거라 믿었 던 윤발이 오빠를 지우고 도박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중국어로 된 표지 때문에 잘 몰라 해맸지만, 역시 돈과 관련된 일인 지라 사람들의 눈빛은 곧 달라졌다.
이 곳은 개개인의 운과 가진 돈을 잃었을 때의 적나라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자아 성찰의 계기가 되는 장소였다. 나 역시 가진 돈이 점점 줄어갈 때쯤, ‘공수래 공수거’라는 미명아래 가진 돈을 모두 걸고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탁! 쭈루루루루~’하며 동전이 우르르 떨어졌다. 쏟아지는 동전소리가 감미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도박에 빠지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아..기분 좋았다’
하지만 카지노에서 실력발휘를 하는 사람은 정작 따로 있었다.
150홍콩 달러를 무려 2,200홍콩 달러로 불리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최고의 ‘타짜’는 손과장이였 다. 아마 그 뒤론 항상 손과장님 주위엔 항상 사람들이 몰렸다는 그런…
즐거운 마카오의 카지노를 뒤로하고 홍콩으로 돌아왔다. 다음 장소는 야시장이었다. 다들 야시장의 웅장함에 놀라워했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어디서 쏟아져 궁금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자칫하다간 사람들과 헤어져 이 머나먼 타국 땅에 미아가 될까 두려 웠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2인 1조! 야시장 탐험!!
하지만, 돌아다니다 보니 번쩍거리는 광고판과 네온사인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남대문과 명동, 동대문과 별 반 차이가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자신감 있게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이것 저것을 구경하다 보니 처음엔 웅장하다고 느껴졌던 야시장이 생각보다 거대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처음 와서 누가 누군지 분간도 못하다가 한 시간 만에 멀리서 우리 인디컴 식구들을 찾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앞으론 어떤 낯선 상황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또 한번의 진리를 깨달았다.
밤이 되자 홍콩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바로 홍콩에서만 볼 수 있는 멋진 야경이었다. 수만금을 주고 만들어 보라 해도 쉽게 만들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멋진 광경을 보면서 가슴 한 쪽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세계 속의 글로벌 기업이라 자부했던 한국 기업들의 전광판들의 규모나 디자인이 초라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외국에서 보는 한국 기업의 광고를 보면 자부심이 느껴진다는 어떤 이의 소감과는 달리 내겐 안타깝게 느껴졌다.
내가 그다지 애국자가 아님에도 눈길이 갔던 건 나의 직업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 쯤 누군가가 이렇게 말을 했다.
‘저거 다시 만들라고 제안해야겠는걸?’
내가 보고 있던 전광판을 지적하면서 말하는 걸 보니 역시, 나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아니였 다는 것이다. 인디컴의 동료들은 모두가 프로였다. 자연스럽게 느껴진 자신들의 느낌을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로 삼았다. 한국 브랜드를 이 아름다운 야경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게 만들겠다는 다짐이었 다. 또 홍콩의 야경 보다 훨씬 멋지게 한국의 야경을 만들어 보고도 싶었다.
홍콩에서의 마지막 날,
우리는 이번 워크샵의 핵심이자 목적인 2006년에 대한 정리와 다가올 2007년에 대한 계획을 위해 자리에 모였다. 개개인의 독특한 개성과 장점을 하나로 뭉쳐 한 해를 일구었던 우리들은 지난 2006년을 마감하는 의미로 손도장을 찍었다. 의미 없을 것 같이 느껴졌던 손도장을 찍은 후 막상 앞에 놓여진 종이를 보니 내가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처음 이벤트를 한다고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들었던 것,
큰 행사에 처음 지원 나가 지원이 아니라 골치덩이가 되어 실수만 했던 일들, 처음 내 일이 주어져 밤새도록 기획서를 붙들고 있던 일, 그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지나갔다.
감회가 새롭다고나 할까?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자체가 행복하게 느껴졌다.
2007년 마지막 날에 볼 수 있게 자기 소원을 적는 순서가
되어 내 손바닥이 찍혀진 흰 종이를 보고 뭐라고 써야 될지
어떤 말로 시작해야 될지 막막했다. 하지만 불현듯 내 머리를 스치며 떠오른 것.
2007년도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적었다.
조심스럽게 적는 것 만으로 얼굴은 달아 올랐다.
그 만큼의 기대와 흥분이 나를 설레게 만든 것이겠지?
2007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내 모습은 어떨까?
그리고 인디컴은 또 얼마나 발전해 있을까?
2007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홍콩에서의 뜻 깊은 5일을 마무리했다.
한동안 홍콩에서 보냈던 날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2007년을 맞이하면서 다짐한 새로운 마음은 결코 잊지 않고 실행하고 싶다.
또, 나는 삶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삶 속에서 감동을 주는, 그 과정을 즐기는 이벤트인들이고. 인디컴 사람임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겨본다. `
새로운 시도를 통해 좀 더 발전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 정지철 대표님을 비롯하여, 우리 인디컴 전 식구가 이 곳 홍콩에서 2006년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있도록 애써주신 사장님 이하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인디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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