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광고주를 패는 사장님

2007.03.26 01:07 이벤트넷 조회 4,272 댓글 0
 

광고주를 패는 사장님(?)

  문사장님을 보고 모 대행사의 국장은 "버팔로"라고 불렀습니다. 버팔로가 맞을지 멧돼지가 맞을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양반이 한번 성질나면...흡사 두 가지를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 나옵니다. 특히 화가 났을때 얼빵하게 핑계를 대거나 대들다가는 그야말로 죽음입니다. 혹 맞아 죽겠지...라고 하겠지만 그 전에 분수처럼 튀어나오는 침에 맞아 사망합니다.. 왠만한 골프 우산 정도야지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가 나도 대단히 논리적이라는것...

  화가 나는 경우를 보면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상대가 비상식적이거나 원리원칙에 어긋나는 경우입니다. 누구나 다 그렇다지만 이 분은 철저히 원칙주의자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런 다혈징의 사람들이 그렇듯 겉은 거칠지만 마음은 참 여립니다.

  아무리 부하 직원이라도 설득력이 있는 논리를 대면 대부분 인정을 합니다. 혹 오해가 생겨 부하직원을 탓하고 나서라도 나중에 과정을 알고 나면 사과를 할줄도 아는 멋을 지녔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에는 더러 비상식적인 광고주가 있었습니다. 물론 극히 일부라는 것을 밝힙니다. 그렇다보니 이들의 요구가 노골적이거나 때로는 도가 지나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지금에서야 많이 나아졌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꽤 옛날이라도 할 수 있죠.

  특히 이벤트사의 경우 구조상 갑,을,병 중 을, 아니면 병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많았었습니다. 그야말로 "까라면 까는" 경우가 있었다는 겁니다.

  모 국가기관과 일을 할 때였습니다. 대략 8억원에 가까운 돈이었으니 90년대초반 당시로는 굉장히 큰 예산이었습니다. 광고주는 공무원이었습니다. 지금도 더러 그런곳이 있지만 우리는 그냥 업자입니다.  공무원과 업자....더 이상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어떤 관계인지는 아실겁니다.

  우리의 문사장님. 그래도 소신은 확실합니다. 양도 푸짐하고 맛있는 곳으로 안내를 한다며 그 광고주를 식당으로 데려갔습니다. 고급술집, 일식집....이냐구요. 그곳은 바로 당시 유행하던 돼지고기부페집..자양동 동서울 터미널 근처에 있던 곳인데 우리 회식도 줄기장창 이곳에서 할 정도로 사장님이 애착을 가진 곳이었습니다. 맛보다는 비용이 저렴하는 것이 이유겠죠^^

  하여간 그 담당관은 한 순간에 얼굴이 일그러졌고...하지만 2차가 있겠지라는 상상을 하며... 버텼습니다. 하지만 ... 2차는 없다는 거.... 술도 한잔 걸쳤겠다... 투정을 부립니다. 업자 주제에 홀대를 한다며 투덜투덜 됩니다. 왜 특유의 말투있잖습니까?....니불니불..씨불씨불...업자가 담당관을 몰라보네 어쩌구저쩌구 하며.... ^%%$

  잠시후 고기부페집 정문 바로 옆에서... 툭탁거립니다. " 야 **넘아, 너 업자한테 함 맞아봐라..."며 솥뚜껑같은 손으로 마구 갈겨댑니다. 30대 중반의 남자가 40대 초반의남자를 패댑니다. 여기에 40대 후반의 남자와 20대 후반의 남성이 말립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마구마구 구경합니다. 복장을 보니 길거리 양아치패는 아닌데... 멀쩡한 신사들이 이 짓거리를 하니 구경거리가 아니겠습니까?

  한편으로는 그 담당관이 불쌍하기도 합니다. 무슨 팔자가 드세서 저런 업자를 만났나..라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그냥 한번은 대접해도 될 듯한데요.

  간신히 진압이 됐습니다. 한쪽에서는 아프다고 징징대로 있고 한편에서는 아직도 분이 안풀였다는 듯 씩씩~대고 있습니다. 하여간 빨리 이 순간을 모면해야 합니다. 그 담당관을 그 길로 지방으로 내려갔습니다.

  이틀뒤~ 정기적으로 회의가 있어서 지방으로 내려가서 그 담당관님을 만났습니다. 모른체하면 예쁘게 인사를 했습니다. 의자를 돌려서 마주보는 그 담당관님의 눈가에 붙여진...반창고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 엄대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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