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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이벤트의 개최지로 선정됐다는 뉴스에 환호하는 것도 잠시, 우려가 앞선다. 수조 원 단위의 예상 경제 효과는 과연 현실성 있는 것일까? 일시적인 경기 부흥 효과를 빼면 사회적 파생 효과는 극히 미미하지 않을까? 결국 지자체 재정으로 감당 안 되는 건물만 덩그러니 남는 것은 아닐까?
2005년 아이치만국박람회를 앞둔 해당 지역 연구자들의 고민도 마찬가지였다. 행정당국과 지역 주민 간의 대립, 그리고 수차례의 계획안 폐기와 집행부 교체를 지켜보면서 연구자들이 찾아낸 고민 해결 방안은 ‘철저한 사전·사후 평가’였다. 평가의 기준과 방법을 세우기 위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메가 이벤트들을 심층 분석했다. 단기간의 경제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일어나는 사회·문화적 효과에도 주목했다. 이 책은 그 7년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다.
1부 “국제박람회와 메가 이벤트”에서는 국제박람회의 간략한 역사를 소개한다. 국제박람회의 개최 목적과 의의가 국가 위상 과시용에서 지역 개발 정책용으로 점차 변하는 ‘박람회의 정책화’ 경향을 살펴본다. 특히 2장과 3장에서는 이전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 지역의 경제·사회적 효과를 분석하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4장에서는 세비야국제박람회와 바르셀로나올림픽 사례를 분석한다.
2부 “메가 이벤트의 전개와 개최 효과”에서는 일본 국내외에서 개최된 메가 이벤트의 개최 효과를 세밀히 평가한다. 기대 수치에 못 미치는 저조한 입장객 수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지역 개발 사례로 꼽히는 1998년 리스본국제박람회, ‘지속 가능한 개발’과 생태계 보전 측면에서 선구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받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도시 기반과 교통 인프라 정비를 통해 지역 잠재력을 향상한 2000년 하노버만국박람회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본다. 8장에서는 2001년 일본에서 개최된 지방 박람회들을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 분석했다.
3부 “아이치만국박람회”에서는 아이치만국박람회 준비 과정 중 발생한 주요 갈등들을 정리한다. 큰말똥가리 서식지 보존과 신주택 계획을 둘러싼 대립, 박람회 검토회의에서 불거진 상반된 이해관계 등을 짚어 본다. 덧붙여 이 연구 프로젝트의 성과를 정리하고 지역 재창조와 맞물린 메가 이벤트의 미래상을 제시한다.
사전·사후 평가 방법에 대한 범례와 각 메가 이벤트의 성과를 압축적으로 소개하는 이 책은 한국의 이벤트 관련 행정가와 실무자, 그리고 학계 연구자들에게 풍부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다.
☑ 추천사
수많은 지방박람회의 실행과 개최 계획에도 불구하고, 그 효율이나 효과를 과연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는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박람회를 계획하고 있는 공무원, 박람회전문가, 학자들에게 많은 시사점과 개선점을 던져 주고 있다. 박람회 개최 효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_ 최광환 K-도시마케팅연구소 소장 / 박람회전문가
박람회, 엑스포, 축전 등의 이름으로 매년 메가 이벤트가 개최되는데, 그 규모도 날로 커져 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와 관련된 체계적인 연구나 전문적인 평가가 미미한 상황에서 이 책은 반가울 뿐이다. 메가 이벤트에 대한 여러 논의와 사례들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책으로 이 분야 관계자들에게 우리나라 메가 이벤트의 미래상을 예측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_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여수세계박람회 등 지방박람회와 메가 이벤트가 러시를 이루고 있는 우리에게 훌륭한 전범(典範)이자 ‘보물창고’다. 『한국의 근대박람회』의 저자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박람회학(Expology)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는 역자는 이 책을 통해 21세기 박람회가 지역 재창조의 일대 프로젝트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히 일깨우고 싶은 것이다.
_ 김석종 경향신문 문화담당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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