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용컬럼] 치어를 키우자!

2007.12.17 09:03 이벤트넷 조회 4,741 댓글 0

치어를 키우자!


요즘 이벤트 기획사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재수급”에 어려움!

주변에 보면 이벤트를 하는 사람은 많은데 막상 선발을 하자면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바로 이벤트 회사 대표 혹은 임원들의 고민이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이벤트넷의 구인구직코너를 보면 그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구인구직코너를 보면 꽃이 피어있다. 무슨 얘기냐면 새로 구인구직 공고가 올라오면 새로올라 왔다는 표시가 깜빡깜빡 하는데 바로 그 표시가 하루에도 서너개씩 생기다 보니 마치 꽃이 피는 것처럼 화려하다는 뜻이다.


또 한가지 예를 들면 바로 헤드헌팅이다. 어떤 회사는 협박까지 한다. “ 만약에 다른 회사가 실장님을 통해 취직이 됐다는 소리를 들으면...평생 아는체 안 합니다”


참으로 난감하다. 그렇다고 없는 사람 만들어서 할 수도 없는 일.


필자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신규회원을 보면 그 정도를 짐작 할 수 있다. 최근 수 개월전부터 학생층이 많이 가입을 한다. 그것을 결국 이벤트에 관심있는 학생층이 두터워졌다는 반증이기도 한다. 신규가입인사를 보면 왜 들어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벤트 업계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메시지가 많다.


최근 몇 년새 대학에 이벤트 관련학과가 많이 생긴 것은 누구든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부터 그 가속도가 많이 붙었다. 새로운 학과가 생긴다는 것은 학문적 발전이 된다는 징조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관심계층이 넓어졌다는 확실한 증거다.


전국에 약 330여개 이상의 대학이 있는데 그중 200여개 이상에 관광관련 대학이 있다고 한다. 결국 200여개 이상의 대학에 이벤트, 컨벤션 관련 학과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언젠가는.

이외에도 사설 아카데미에도 이벤트 관련 강좌가 꽤 있다. 물론 이전보다는 인기가 식었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꽤 관심있는 계층이 많다. 얼마전 전주의 전주대학교에서도 방학 특강으로 했을 정도로 이벤트에 대한 관심있는 학교도 꽤 있다.


현재 교육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누리교육의 일환으로써 이벤트, 컨벤션 관련 교육을 준비하는 학교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현업 종사자들이 생각하는 상상이외에 이벤트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는 학생 및 희망자가 많다는 사실은 희망적이기도 하고 반면에 책임감이 꽤 무겁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는 어떠한가? 즉 채용규모를 생각해보자. 요즘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의 구인구직 채용공고를 보면 10건중의 한, 두건을 제외하고는 전부 경력을 원하고 있다. 물론 경영주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보통 대기업, 중소기업 구분 없이 신입사원 1명을 키워내는데 2년 정도를 예상한다고 한다. 즉 2년 정도를 해야만 조직에서 그나마 쓸모 있는(?) 인재가 된다는 뜻이다. 쉽게 군대를 생각해보자. 신병이 들어와서 어느 정도 계급이 되야 소위 팡팡 돌아간다고 했나. 아마도 대부분 상병 정도 되야 그래도 군대 좀 안다고 하지 않았던가?


조종사의 경우에는 1명의 정예조종사를 만드는데 80억 정도가 든다고 한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이 일정 정도 지나야 하기에 오죽하면 “떨어진 조종사 구하기”를 위한 특수부대 까지 운영 하고 있지 않은가?


업계 수위권을 달린다는 모 사의 임원과 식사를 하던 중 비슷한 화제로 얘기를 한적이 있다. 입사 후 2년 된 사원이 큰 사고를 쳤다는 것이다. 기획서를 거의 혼자 작성해서 수주를 했다며 대성공이라고 반색을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만큼 기획자 한명 양성하기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 듯 하다.


물론 이벤트 기획사가 현실적으로 위의 회사처럼 2년 정도를 집 떠난 서방님 기다리듯 마냥 기다려 줄 수는 없다. 당장 들어오는 기획서 쳐내기도 바쁜데 언제 교육시키고 상냥하게 가르쳐 주겠는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이 이벤트 업계의 대표라면 이심전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경영자라도 아마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연봉 두배 더 주고 다섯 배 정도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로또 만큼은 아니더라도 대박 아니겠는가?

밤샘 작업하지 말라해도 알아서 밤을 지새울줄도 알고. 광고주한테 잘 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아도 알아서 대접해주고, 협력업체에 알아서 Nego도 할 줄 알고...그야말로 일기당천의 경력자를 그 누가 마다하랴.


경력을 받아들이니 고유의 회사 문화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워도 그 보다는 일이 우선이기에 아쉽지만 할 수 없다.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교육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 특별히 컴퓨터 교육 시키지 않아도 된다. 이미 파워포인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트, 엑셀... 돈주고교육받은 대기업 사원, 그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 보고 정기적으로 교육받은 공무원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아니 오히려 그들을 가르켜 줄 수 있는 뛰어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것들이 교육을 통해서 된 것이 아니다. 그냥 밤을 패가면서 말보다는 욕을 들어가면서 배운 우리 기획자들의 맨몸으로 막아내면서 배운 노하우다. 그야말로 실전에서 나온 노하우이기에 팔딱팔딱 살아있는 실전기술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인가? 경력이 좋긴 좋은데 경력이 어디서 나오는가? 어느날 뚝딱 해서 나오는게 경력사원이 아니다. 든든한 선수층이 있어야 더욱 훌륭한 선수가 나오는 법.

과연 우리 산업을 이끌어갈 미래의 선수층은 어떠한가?

요즘 저렴한 생선회를 먹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십 수년전만 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횟감중에서 대중적으로 먹을 수 있었던 것이 별로 없었다. 그러던 것이 바로 양식에 성공,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탓에 그다지 비싸지 않게 생선회를 즐 길수 있게 된 것이다.


아침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고기 잡는 어부들의 모습. 잡아 올린 고기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치어는 다시 놓아준다. 그 분들이 무슨 자선사업가도 아닌데 그냥 놔주고 싶겠는가? 하지만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은 놔주지만 훗날 밥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서 다시 만나자는 속 뜻이 담겨있지 않을까?


양식, 혹은 치어 방류를 위해 그 많은 박사급 연구원들을 대거 투입, 그것도 국가 예산을 써가면서 기술을 개발하겠는가? 바로 훗날의 풍요와 계속 맛을 즐기기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당장의 이익이 앞서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요, 부득이한 상황이라며 항변할 것인가?


향후 2~3년 후를 보면 정말 앞이 깜깜 하다.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는 공단의 제조업이 떠오른다. “ 이벤트 기획자 구함”이라는 간판을 걸고 조선족이라도 수입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하다못해 싱싱한 활어를 먹기 위해 치어를 방류하면서 회를 쳐서 먹는다. 먹거리도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소위 기획을 한다는 인재를 위해 이 정도 투자하지 않는다면 이벤트 산업의 미래는 어떨지 생각해보자.


신입사원을 키우자. 우리도 치어를 키우자.

우리 업계를 짊어지고 갈 인재를 양성하는데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보자!


이벤트넷! 동남아판 구인구직 코너를 만들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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