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기획자들이여! 좀 심각하게 생각해야할 일이 있다. 우리는 늘 이 업계의 근무조건에 대해 말을 한다. 어떤 이는 나름 규모가 있는 회사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 내부적으로 인정을 받아 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면 당연히 이 업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꽤 있다. 혹은 경력직원으로 이직을 통해 역시 높은 연봉을 받고 있어 스스로도 타 업계와의 비교에서도 그다지 민감하지 않고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는 이 업계에 대해 인식이 좋지 않다. 연봉도 적고 매주 반복되는 주말근무에 짜증이 날대로 나서 이젠 이벤트 업종이라면 지긋지긋 하다. 당연히 업종에 대한 인식이 좋을리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열악하고 힘든 3D업종의 일이라 굳게 믿고 있다. 그렇다 보니 주변에서 이벤트 업계에 대한 얘기라도 나오면 늘 부정적이고 이 업에 진출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도시락 싸다니면서 말리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이가 있다. 나이도 나와 비슷한 마흔 중반으로 치닫고 있어 꽤 오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월급을 제때 받아 본적인 1년에 두 세 번뿐이라고 한다. 대 부분 급여일보다 늦게 받거나 혹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도 셀 수 없는 정도로 무지하게 옮겨 다녀 어느 회사에 근무했는지 한 참을 생각해야 한다. 결혼도 늦었다. 이 친구는 늘 주변에게 이러고 다닌다. 이벤트를 하려면 월급 받는 걸 포기해야하고 결혼도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 이 친구의 변이다.
역시 비슷한 연배의 사람이다. 현재 모 이벤트사의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인데 보편적으로 살아왔고 남들보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과히 늦지도 않은 나이게 장가를 들어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집은 몇 년전 아파트를 마련하여 집걱정은 그다지 않고 있다. 내가 사정을 꽤 잘알고 있는 편인데 그야말로 자수성가 스타일이다. 성공이란 말은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기가 원하는 일을 지금까지 하고 있고 연봉도 꽤 높은 편이다. 힘들다고 스스로도 얘기하고 술자리에서는 언제나 이 직업에 대한 원망과 회한(?)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스스로 운명이라며 그냥 웃고 지내 버리는 정도이니 나름 만족은 한단다.
두 사람을 비교한다면 어떨까? 물론 혹자들은 전자의 경우가 100명이고 후자의 경우가 극히 드문 인원이라면 할 수 없지만 의외로 후자의 경우에 속하는 사람들이 이 업계에는 그다지 적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극히 일부분만을 보고 전체를 판단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 주변에는 후자 같은 사람도 많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의사, 변호사라고 해서 전부 돈을 벌거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 중에서도 돈을 무지하게 버는 사람도 있고 홀딱 망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결국 그에 대한 능력과 책임은 자기 자신의 몫인 것이다. 단지 전문업종이 타 직종에 비해 평균적으로 돈을 번다는 것이지 누구다 다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든지 알고 있다.
자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는데 참으로 심각한 얘기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이렇게 폄하하고 열악하다고 힘주어 말할 때 과연 다른 사람들은 이 업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 참으로 암담한 일이다.
요즘 이벤트 관련 학과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이벤트학과 출신중에서 이벤트 업계로 진출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물론 어느 학과이든 자신의전공과 일치하게 진출해야 된다는 법도 없고 실제로도 자신의 전공과는 다른게 진출하는 경우를 허다할 게 본다. 필자의 경우에도 토목공학과를 나왔지만 졸업이후부터 계속 이벤트를 하고 있다.
각설하고 이에 대한 이유를 알아보면 기가 찰일이다. 이벤트 학과 출신자들이 이 업계로 진출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업계가 열악하다고 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각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 및 강사들에게도 일부분 책임이 있다. 사적인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 교수, 강사들이 강의시간에 업계 얘기를 하면서 열악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건 해당 교수나 강사들이 이 열악한 업계에 단 하루라도 근무한적이 있는가?
또 다른 이유는 학생들이 만나는 이 업계의 실무자들에게 있다.방학중이든 학기중이든 행사알바를 하게되면 십중팔구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한다. "이벤트는 하지 말아라~" 이러니 세상 어느 누가 이 업을 하겠다고 하겠는가? 학교에서도 교수들이 늘 업계에 대해 열악하다고 한다. 알바를 나갔더니 역시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이 업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도 하겠다고 하는 학생들은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은 열정이 있는 친구든지 아니면 그냥 아무생각 없는 학생인 것이다. 그렇게 안좋은 얘기를 들어도 하겠다는 것은 무슨 이유가 틀림없이 있지 않겠는가?
이 같은 현상은 4년제, 2년제 구분없고 서울, 지방이 거의 동일하다. 참으로 좋은 인재가 들어와서 이 업에 대한 발전을 꾀한다해도 부족할 듯한데 있는 인재 마져 쫒아내고 있는 것이다.
교수나 강사들도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한다. 자신들이 이벤트 때문에 소위 밥먹고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 업에 대해 상세히 알지도 못하고 왜 자꾸 열악하다고 하는가? 특히 교수나 강사로 일하는 분들중 업계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은 특히 유념하셨으면 한다. 마찬가지로 이 업계에 있는 종사자들도 한번쯤은 되돌아봐야 한다. 스스로 누워서 침을 뱉는데 누구한테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가?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자기자신들이 스스로 열악하고 형편없는 판이라고 몰고 있는데 과연 어떤 놈이 전문가 판이라고 추켜세우겠는가?
반성하자. 그리고 좀 힘들더라도 남들앞에서는 좀 폼도 잡고 없어도 있는 척좀 하자. 이벤트 업이라는 것이 그렇게 허접은 직업은 아니지 않은가?
지방의 2년제 대학에서조차 무시하고 열악하다고 기피하는 이벤트업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현업경험 전무하고 학위만을 가졌다고 해서 대학강단에 서는 사람들도 이벤트 업계를 열악하고 무식한 판으로 내동댕이 쳐져서는 더욱이 안된다.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이벤트 종사자들이여. 정말 심각하고 깊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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