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숙컬럼]이명박식 리더십과 기업 문화경영

2008.05.19 18:00 이벤트넷 조회 4,273 댓글 0

남정숙의 컬쳐노믹스 뷰어

1. 이명박식 리더십과 기업 문화경영


 오월에는 대로로 가는 것보다 꼬부랑 산길로 돌아갈 때 더 행복하다.

 성대 후문에서 감사원 방향으로 산길을 걷다보면 달콤한 아카시아 향이 온 산에 가득하고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한 아카시아 꽃들이 뚝뚝 소리 내며 떨어져 꼬부랑 산길을 하얀 꽃길로 만들어 버린다. 아기자기한 좁은 가게들과 어느 절에서 봉양한 오색연등이 조는 듯 매달려있는 삼청동쪽 길은 제법 몽환적이다. 이제 막 속살이 올라온 민속박물관 앞 가로수들은 연초록 산소를 뿜어내고 광화문에 걸린 강익중님의 ‘광화문에 뜬 달’은 이 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룡점정으로 손색없이 잘 어울린다. 세계 어느 곳에 간들 이처럼 아름답고 다채로우며 사색적인 길이 또 있을까? 길을 걷다보면 문득 행복감이 밀려온다.

 행복에 대한 저마다의 임계점은 다르겠지만 행복의 공통분모는 일상이 편안하고 좋은 인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 국민을 행복하지 않게 하는 5가지 경영 스타일

요즘 대부분의 국민은 소위 이명박식 경영 스타일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

대기업 CEO까지 지내신 분의 경영 스타일이 일반국민 눈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단기 지지율 저하가 발생된 원인을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경영학적 입장에서 되짚어보자.

첫째, 경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소비자 중심사고이다.

소비자 중심사고는 기업의 이익과 제품판매를 위주로 하던 세일즈에서 소비자의 만족, 니즈, 행복을 위해 경영활동을 하는 것을 말하며 기업의 이익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경영의 이해관계자들과 나눈 후 결과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 중심사고는 마케팅의 기본이며 딱히 경영학도가 아니더라도 대학교양에서 배우는 경영학입문서에도 나와 있다. 경영의 기본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는 것이 아니며 기업은 소비자가 행복해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기업들의 전략들에 대비하고 시장상황과 트랜드를 연구해서 자신의 기업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다. 국가 경영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인 국민이 국가 경영의 중심이 되고 국민이 행복한 정책을 구현하는 것이 국가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국민이 희생되더라도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을 진정 모르실까?


둘째, 양적기준으로 행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리히 백(Ulrich Beck)은 ‘위험사회(1986)’라는 저서에서 위험은 자기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불안에서 오는 감정이고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했다. 집권 3개월 만에 맞닥뜨린 탄핵서명, 탄핵집회 등은 국가와 사회가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깨진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정한 감정이 상징화 된 사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싸고 맛있는 소고기를 실컷 먹여주겠다는 정책은 UN팔각성냥이나 동동구리무를 팔던 생필품 조달부족시대에나 적당한 역주행 정책이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여학생 피켓에 똑똑히 써있지 않는가.  ‘국민이 쇠고기 못 먹어 환장한 그지냐?’ ㅋㅋ

이명박 경영 스타일의 맹점은 질적행복을 추구하는 시대에 양적행복론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셋째, 한미 FTA를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정보화 세계화된 세상에서는 동네 구멍가계를 하더라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동네 슈퍼는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와 경쟁해야 하고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는 알프스 생수 에비앙과 경쟁해야 한다. 닭 한 마리가 재채기하면 세계가 벌벌떠는 신자유주의 시장에서 정부는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식의 일대일 두꺼비집 맞바꾸기 정책이 아닌 집단 생산과 글로벌적 유통방식의 순환 고리에 대처하는 고유한 전략과 위험 관리 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


넷째,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좋은 가족관계와 좋은 인간관계는 인간 행복의 기본조건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지식근로자들인 현대인들의 특징은 기업과 국가에 대해 충성하기 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지식에 투자하며 적합한 환경과 직장을 위해 미련 없이 길을 떠난다. 이때 쉬운 이직과 핵가족으로 인해 소속감이 사라지게 되는데 영리하게도 현대인들은 소속 욕구(needs for belongingness)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부분을 해결하려고 한다. 미래를 바라보는 정부라면 지식근로자의 개념을 이해하고 노조, 이념, 종교, 자원봉사 등의 이슈를 가진 커뮤니티들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단절하기보다는 가치를 인정하고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이슈들을 점검하고 반영해서 긍정적 힘으로 바꾸어나가야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수십만 명의 배후에 불온세력이 있다는 둥의 말씀은 이 시대에 진정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린다. 목표달성도 중요하지만 목표달성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질도 중요한 시대임을 잊지 마시길!


다섯째, 낡은 리더십 스타일로 식상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은 대표적인 리더 중심의 카리스마 리더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지만 효율성면에서는 시대와 뒤떨어진 리더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기업에서는 리더 중심의 리더십보다는 직원 중심의 리더십이 부각되었으며 여기서 등장한 것이 서번트 리더십, 소위 머슴론이다. 대통령이 주창하는 서번트 리더십 역시 70년대 등장해서 90년대 광풍처럼 유행했던 리더십이다. 좀 더 진보적인 리더십으로는 현재 직원들 스스로가 각자 리더로 성장하는 셀프 리더십, 인류애로 똘똘 뭉친 휴머니즘 리더십, 직원들 각각을 리더로 만들어 주는 슈퍼 리더십 등이 있으며 바람직한 리더상은 자신이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 보다는 팀이 힘들지 않게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지식을 공유하고 권력을 나누며, 협력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셀프 리더십의 문화를 발전시키는 리더가 바람직한 리더가 되고 있다. 경영의 기본은 시장 환경에 맞는 경영방식을 도입하는 것이고 리더상 역시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입으로는 머슴론, 몸으로는 카리스마를 행하신다면 고객들은 헷갈린다.


○ 기업 문화경영 칼럼을 시작하며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가 초기 국정운영 실패를 딛고 국가경영에 성공하는 길은, 국가 이익을 우선할 것이 아니라 내. 외부 소비자인 국민의 행복을 국가의 목표로 삼고 이익은 그 후에 생기는 결과물로 생각해야 한다. 양적행복보다 질적행복을 추구하며 글로벌적 가치와 글로벌적인 시스템을 갖춘다. 모든 관계를 존중하며 관계의 질을 높인다. 리더중심이 아닌 정부조직원 중심으로 경영하며 리더는 조직원들이 스스로 리더로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는 모든 경영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외적 소비자를 행복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질적행복이란 무엇인가? 글로벌 가치란 무엇이며 조직원들과는 어떻게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인가? 사회적 소통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많은 경영자들이 고민하는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해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기업의 문화경영이라는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문화경영은 기업이 각기 자신들에게 맞는 기업문화를 확립하고 자신들의 가치관에 맞는 문화예술을 활용해서 소비자와 상품과 서비스로 소통하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앞으로 진행될 기업 문화경영 칼럼은 약 7개월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며 제시된 5가지 질문에 대한 족집게 해답지라기보다는 변화무쌍한 글로벌 환경에서 성공한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기업이 나아갈 방향과 통찰력을 제공해 드리고자 한다. 빠른 시일 내 국민들이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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