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평론]유기농의 천국, 청원의 힘을 보여준 "푸른 청원 생명축제"

2008.10.27 12:28 이벤트넷 조회 4,071 댓글 0



유기농의 천국, 청원의 힘을 보여준 "푸른 청원 생명축제"

최근 웰빙의 트렌드에 힘입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환경친화적인 제품은 너도나도 선호하는 먹거리가 되었고, 일반 농산물에 비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소비자가 찾는 상품이 되었다. 지금 농촌에서는 농가소득증대를 위해 여러 가지 묘안을 짜고 있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유기농법을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다.

"유기농"이 농촌을 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바로 2008년에 개최된 "푸른 청원 생명축제"이다. 유기농이라 하면 말 그대로 자연그대로의 상태로 지어진 농산물이다. 자연에서 태어나게 하고 자연그대로의 치유력으로 성장하게 하고 재배한 것이 바로 유기농 농산물이다.

5만평 행사장을 들어선 순간 느낌이 다르다. 보통 거대한 축제 현장을 들어서면 인공적인 조성물들이 눈에 띄는데 이곳은 거대한 시골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모습이다. 무르익은 벼가 풍성한 논도 보이고 실제로 재배한 농작물이 있는 그대로 널려있는 풍경이 가물거리는 어렸을적 시골에서 보던 풍경 그대로이다. 드문드문 인공적인 텐트가 설치되어 있지만 이것마저 시비를 건다면 행사장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눈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허수아비가 군데군데 서 있는 것이 정겨움을 배가 시킨다. 청원 소재 초등학생들이 정성들여 만든 허수아비가 서 있는 모습이 흡사 농촌의 농부들을 저 멀리서 보는 듯하다. 서양의 유명화가가 그린 농촌의 풍경보다 백만배쯤 정겨운 모습이다.

입구에 있는 생명의 터널에는 박이 주렁주렁 알차게 열려있다. 생명의 광장에는 역시 채소와 농작물이 가득하다. 짚으로 만든 쉼터가 행사장의 따스함과 옛 추억을 더욱 끌어온다.


유기농 논에 백의민족을 상징한다는 흰 삼베옷을 입으신 어르신이 서 계신다. 직접 농사를 지은 촌로이시다. 그야말로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같이 하신다. 아마도 저 어린이들은 평생 간직해도 될 소중한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유기농 논은 물론이고 각종 유기농 농산물이 즐비하다. 호박, 고구마, 감자, 박, 깻잎, 배추, 무, 고추 등 농촌에서 볼 수 있는 있는 종합선물세트 처럼 즐비하다. 이 모든 것이 유기농 농법으로 직접 재배한 것이란다. 간혼 지나다니는 소달구지가 정겹다 못해 눈시울이 따스해질정도의 반가움이 앞선다.

수도권에서는 제법 떨어져 있는 거리, 자동차도 2시간 정도 되는 거리지만 이 처럼 정겨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축제장이 있다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짜릿한 놀이기구도 없고 유명한 스타 공연도 없고 환상적인 볼거리는 없지만 자녀들과 혹은 연인들과 호젓한 즐거움을 찾는다면 이 보다 더 좋은 곳이 없을 듯하다. 한적한 찻집에서 평온하게 앉아있는 듯한 착각도 들게 하고 아무도 없는 클래식한 음악감상실에 혼자 있는 듯한 생각도 들 만큼 호젓하고 분위기가 넘쳐나는 축제 현장이라니 한편으로는 축제현장이 이 처럼 평안해도 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뒷담을 들어보니 청원군수인 김재옥 군수의 추진력이 한 몫 했다고 한다. 그 동안 유기농축제를 개최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고 모험수를 던졌다는 것. 무료로 개방하자는 다수의 의견에 과감하게 유료화를 했고 지역농산물 판매에 있어서도 저렴하게 팔아보자고 수 십 차례 설득을 통해 관철시켰다고 한다. 공무원들도 휴일, 퇴근 구분 없이 5만평 행사장에 투입되어 정말 죽을 힘을 다했다고 한다. 신분은 공무원이지만 하는 일은 농부 이상으로 농사도 짓고 잡일을 도맡아서 했다고 한다. 여기에 이 행사의 대행사인 한국방송 플러스(KBS PLUS 대표 신동환)의 기획력과 TV홍보의 힘이 보탬이 되었다.

유명한 청원생명쌀이 현장에서 3억원이

팔렸고 오창 한우는 15억원, 유료입장객이 25만명이 다녀간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에 대해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고 이번 행사를 통해 드러난 것을 보완하여 앞으로는 더욱 좋은 축제를 만들어낼 것" 이라고 관련 공무원은 전한다. 이번 축제에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에서 다녀갈 정도로 모범 사례가 됐다고 한다. 관람객의 반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실제로 관람객들의 불평사항이나 불만이 행사홈페이지나 청원군 홈페이지에 없었다고 하니 관람객들의 반응을 짐작할 만 하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정서상 흥겨운 잔치에는 먹거리와 여흥이 빠지면 안된다. 좀 과하다 싶은 노래자랑이나 성인가수, 밸리댄스 등 볼거리에 지나친 것이 다소 흠이라면 흠일 수 있으나 만인이 원하는 프로그램이니 어쩔 수 없다. 이는 지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국민의 정서이니 당분간은 해결이 어려울 듯하다. 유기농, 조용한 축제라면 공연이나 볼거리도 이와 유사한 것이 실시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컨셉의 충실함이 돋보인 축제이다. 볼거리도 없고 특색도 없다고 지역축제에 대해 폄하하는 혹자들도 많지만 이번의 "푸른 청원 생명축제"는 좀 다르다. 분명 특색도 있고 차별화도 있다. "유기농"이 만인의 트렌드인데 특색이 되겠냐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역발상으로 보면 만인의 것을 청원의 것으로 만들었으니까 더욱 높이살만 하다.

지역축제가 지역을 살릴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행사평론가 : 엄상용 (이벤트넷 대표, 오산대 이벤트연출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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