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컬럼]축제예산취소, 일자리 돌려막기(?)

2010.03.21 09:13 이벤트넷 조회 5,288 댓글 0

[영자컬럼]일자리 창출인가? 일자리 돌려막기인가?


최근 행정안전부는 지역축제 예산을 줄이고 그 예산으로 일자리 창출에 투입하여 3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발표를 했다. 대통령의 중점사항이니 행정기관으로써는 당연한 정책을 만든 것이고 어찌 보면 효율적인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험 많은 공무원들이 고민을 거듭하여 대책을 수립했으니 옳은 정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보니 조금 의아한 생각이 생긴다. “창출”이라는 뜻을 찾아보니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생각하여 지어내거나 만들어 냄”이라고 한다. 즉 일자리 창출이라고 하면 없던 일을 새로이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정책을 보면 없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정책인지 아니면 카드돌려막기 식으로 일자리 돌려막기를 한다는 건지 헷갈린다.


지역축제, 간혹 비판 혹은 비난의 소리가 있기는 하다. 예산낭비라는 의견도 있고 전시행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특별한 관광자원이나 별다른 동력산업이 없는 지역의 경우 지역발전을 위한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지역축제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함평의 나비축제, 보령 머드축제, 화천 산천어 축제 등 지역축제의 성공적 모델은 꽤 많이 있다.


흔히들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 토마토 축제 등 외국의 축제와 비교를 하곤 한다. 축제 역사만으로 단편적인 비교를 하자면 답은 자명하다. 어찌 수십 년, 백 년 이상 된 축제와 이제 갓 몇 년 되지도 않는 축제와 비교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여튼 지역축제의 효과는 순기능적인 측면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금주정책을 편적이 있다. 술 때문에 사고가 많이 일어나다 보니 술 판매를 금지한 것이다. 술 팔다 걸리면 감옥에 집어 넣으니 판매는 일단 없어졌다. 참으로 간단 명료하다. 금지하면 뚝~ 이 된 것이다. 그런데 판매는 안 하는데 밀주가 성행한다. 소위 “풍선효과”라는 것이다. 한쪽을 막으면 한 쪽이 터진다는...그 만큼 사회 구조는 간단하지 않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이번 축제 혹은 행사를 줄이고 그 대신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것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좋게 말하면 단순, 명쾌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단순 무식하다. 축제, 행사는 무조건 놀자판이라는 인식도 문제이지만 세상을 너무 간단하게 보는 듯하다. 축제든 행사든 현장을 생각해보자. 무조건 먹고 마시고 노는 것만 있는지. 아니 먹고 마시고 노는 것만 있다고 치자.

먹고 마시고 놀고 하는...상인들은 누구인가? 우리 대통령께서 그토록 애지중지 하시는 “서민”이다. 즉 그 지역 혹은 인근 지역의 서민들이 먹고살기 위해 장사를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축제, 행사를 위한 산업종사자가 있다. 기획사도 있지만 음향, 조명, 불꽃, 놀이기구, 렌탈, 천막, 도우미, 진행요원, 공연팀, 연예인...등등 수 많은 관계자가 행사 때문에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뭐라고 할 것인가? 그저 놀고 먹고 즐기는 한량이냔 말이다.


즉 지역축제, 행사장에서는 이미 많은 고용효과가 발생된 것이다. 그리고 그 지역에 경제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일부는 고용효과나 혹은 경제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순기능이 있는 행사장이 훨씬 더 많다. 함평의 경우에는 행사기간 동안 오죽 많이 왔으면 주유소의 기름이 떨어졌겠는가?


서울시장님, 행정안전부 장관님, 나아가서는 대통령각하에게 정말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워낙 바쁘신 분들이라 이런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실 수 없겠지만 참으로 단순한 발상만은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다며 이런 식의 돌려막기식의 일자리 창출은 국민을 조롱하는 땜빵 처리 인 듯해서 불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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