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N 국창민입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내년 5월이면 KBS N은 이벤트 사업을 시작한지 만으로 3년이 되는 회사입니다. 저는 KBS N이 이벤트 사업을 시작할 때 부터 지금까지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입니다.
나이도 어리고 이벤트 경력도 미천한 사람이 행동하지 않고 말로만 한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3년간 이벤트 사업을 하면서 겪고 느낀 점을 몇 자 적습니다.
저희가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여수퍼레이드가 유찰 되었을 때 대다수의 이벤트 하시는 분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대응방법 논의를 위해 업계를 대표하는 분들이 만난 자리에서 대응자체에 대해 회의적으로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말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하나로 뭉쳐 대응해도 그 피해에 대해 보상 받는 게 어려울 텐데 사업 참여사의 책임자급에 계신 분들의 생각이 그렇다는 말을 듣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전에 모 개그맨의 브로커 이야기 때도 그랬지만 우리 업계는 스스로의 권리와 자존심을 포기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3년 정도 이벤트 관련 입찰사업을 하다보니 가격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이 있더군요.
가격에 있어서도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요근래 제가 참여한 몇몇 사업결과입니다.
총사업비 22억원 사업이었는데 대부분 회사들이 90%로 사업비를 책정했습니다.
이 사업은 사업비 5억원 이었는데 90%이하가 많고 80%를 적어낸 회사도 있습니다.
저희가 처음 시작한 3년전에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95% 내외에서 금액을 결정했는데 요즘은 90%, 혹은 그 이하로 적어내는게 당연하게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적은 가격을 경쟁력이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초보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솔직하게 그런가요?
적은 금액으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온다면 할말 없습니다.
하지만 애초 제시한 가격에서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그것으로 인해서 수많은 시민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야 더 많은 이벤트들이 생겨나고 그래야 우리 업계가 더 성장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운 좋게 가격이 높은데도 수주했지만, 위 사업을 진행하면서 광고주에게 자존심 상하는 비교도 당했습니다.
얼마전 모기관에서 연간 이벤트 대행업체 선정을 위한 설명회에 다녀왔습니다. 100점 만점 중 가격점수 20점을 대행 수수료율로 평가한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설명회가 끝나고 채 한시간도 되지않아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가격제안시 수수료율은 소수점 첫째자리까지 기입해주시고, 0%는 불가능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사업에서는 타 사업같이 수수료로 10%를 적어낸다면 수주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겠지요?
물론 광고주가 더 문제가 많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받는것 은 적법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좀 과하게 말하면 우리 이벤트 업계에게 스스로 불법 혹은 편법을 자행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벤트 사업이 수주위주가 되었고, 그러다보니 전문가가 아닌 가격으로 덤핑하는 업자가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우리 스스로 권리와 자존심을 회복해야하는데 과연 그렇게 했는지 저부터 반성합니다. 기획사보다 더 목소리를 내야하는 대행사에 있는 저부터 깊은 반성을 합니다.
인건비 상승 등 예전에 비해서 이벤트 사업의 가격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지금처럼 수주위주로 흘러가다보니 제안금액도 낮게 책정할 수밖에 없고, 광고주나 관계자에게 들어가는 영업비등으로 사업 환경이 더 나빠졌을꺼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저희 같은 대행사들까지 시장에 뛰어들어 대행료까지 가져가니 어디에서 수익을 만들어내야 되는지는 예상이 됩니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수익률이 나빠지고, 전문가가 아닌 업자가 되어서 우리 스스로의 권리와 자존심도 찾지 못한다면 젊은 인재가 우리 업계에 들어올리 만무합니다. 사람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이런말도 하더군요.
컨벤션은 예전에 이벤트의 한부분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어떤 면에서 이벤트보다 더 나은 환경에 있고 전문가로써 인정받고 젊은 인재들도 많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습니다.
이벤트를 앞으로 계속할 사람이라면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될 문제입니다. 지금과 같은 이전투구식의 일은 지양해야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저희는 사업전에 대행 수수료를 결정하고 사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95%로 제안해서 떨어지는 것보다 85%로 수주하는게 더 이익입니다. 하지만 저희부터 수주를 위해 가격을 덤핑하듯이 하지 않겠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저희 사장님이 저한테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KBS N도 잘되고, 파트너인 기획사도 잘되고, 광고주도 잘되는 윈윈윈이 되어야 나중에 우리가 더 큰 이익을 본다고 하십니다. 비록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반드시 명심하고 사업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사장님 밑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하기도하고 자존심이 상하기도한데 하소연 할 때가 없어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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