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뚝심, 영상이벤트 김영운 대표

2010.11.24 09:37 이벤트넷 조회 5,939 댓글 0

 

20년의 뚝심, 영상이벤트 김영운 대표

 

축제가 열리면 누구든지 즐겁다. 팡팡 터지는 불꽃쇼도 볼 수 있고 동물의 탈을 쓴 커다란 인형들도 만날 수 있다. 그것 뿐이랴. 3미터도 훌쩍 넘는 삐에로 아저씨는 축제를 찾아온 즐거운 우리들에게 예쁜 풍선을 건네준다. 생각해 보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커다란 동물 인형, 키다리 삐에로, 풍선 이벤트 등은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미국에서 키다리 삐에로를 처음 보게 되었죠. 그런데 사람들이 키다리 삐에로만 나타나면 좋아 죽는 거예요. 얼른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친구에게 키다리 삐에로를 보여주며 할 수 있겠냐고 했죠. 그 친구가 자신 있다고 하자마자 미국에서 장비를 사와서 연습을 시켰어요. 90년 대 초반에 아마 우리나라 최초로 선보였는데결과는 대성공이었죠.”

 

 

이벤트그룹 영상이벤트주식회사 영운 대표의 말이다. 김영운 대표는 1990년 회사를 설립해 20년 동안 국내 대기업 위주의 이벤트를 도맡으며 오랜 전통의 노하우로 국내 이벤트 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년 동안 한 길만을 고집해 온 뚝심 있는 남자, 김영운 대표

 

김 대표를 만난 것은 추운 저녁, 회사 근처에서 만난 그는 멀리에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멋쟁이였다. 조금은 긴 머리에 빨간 니트를 입고서 기자에게 차 한잔 건네는 그의 모습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배고픈 공연 기획에서 대기업 행사 총괄까지…이벤트는 나의 천직

 

파워풀한 가 흐르고 있는 김영운 대표는 알고 보니 서울예전 연극연출을 전공했다. 이후 충무로 영화사에서 조감독 생활을 하다가 27, 신촌블루스 콘서트 기획을 맡으며 이벤트 업계에 발을 디뎠다.

 

지인의 소개로 신촌블루스 콘서트 기획을 맡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 문제로 공연이 성공하지 못했어요. 6개월 동안 10만원 가져가던 배고픈 생활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마음은 아프지만 일은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머리 속에서 새로운 생각이 계속 떠오르고 시도해 보고 싶고..아마 그때 어렴풋이 천직이라는 것을 느꼈던 것도 같아요.”

 

실제로 김 대표는 20년 전 지금의 홍대 걷고 싶은 거리처럼 대학로의 청소년 거리를 생각했다고. 많은 대기업에 기획서를 보냈지만 당시 사회 분위기 상 문화나 공연, 이벤트에 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벤트라는 것에 상당히 어색해했었죠. 이벤트가 왜 필요한지도 몰랐었던 시절이었어요. 사실 지금도 이벤트 업계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이것은 앞으로 저를 포함한 이 계통에 일하는 모든 이들이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기도 하죠.”

 

하지만 김대표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대기업인 S기업 홍보 담당자에게 2년 동안 꾸준히 연락을 했던 김 대표는 결국 당시 S기업에서 주관하는 가장 큰 행사를 맡게 되었다. S기업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 대표는 이후 S기업에서 주관하는 모든 행사를 맡게 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2년 동안 주말마다 빠짐없이 안부를 물었던 S기업 사원이 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분이 신입사원이었더라구요. 2년 동안 제가 항상 변함 없으니까 신뢰가 쌓인 건지 그 당시 S기업의 가장 중요한 행사를 맡게 되었어요. 마침 H백화점 플로어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후라서 자신이 있었죠.”

 

김 대표가 기획한 S전자의 모여라, 꿈동산은 당시 국민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을 정도로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 93 4월 작게 시작된 이 행사는 약 4년 동안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어, 98년 여름과 겨울에는 여자프로농구의 개막식을 비롯한 모든 행사를 도맡아 하기도 했다.

 

완벽한 준비와 최고의 시스템이 높은 신뢰 쌓아…

 

김 대표는 현재 20년 전의 대기업 고객들과의 인연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또한,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크고 작은 행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냉정하고 차가운 사회에서 이룩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까다로운 대기업들과 신뢰를 쌓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완벽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다.

 


▲ 회사 창고에는 지난 20년 동안의 행사를 담은 수만 장의 사진이 한 가득 이다.

 

아무리 관계가 오래 됐다 하더라도 한번의 실수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겁니다. 회사에서 주최하는 공연이라는 것은 회사의 얼굴이기도 하기 때문에 실수를 한 순간 신뢰가 무너져요. 때문에 사전 준비가 완벽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공연을 메우는 모든 시스템이 최고여야 합니다.”

 

실제로 영상이벤트는 수 년 동안 함께 해 온 최고의 시스템 업체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 정도라서 조그마한 실수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또한, 김대표는 행사가 시작되면 사전 준비에 철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공연 관계자들에게 반복되는 확인 전화와 체크는 김대표에게 직업병까지 만들어줬다.

 

무엇이든 시작 전에 모든 것이 완벽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습관이 되다 보니까 일상 생활에서도 그러는 거예요. 일이나 생활에서 뭐든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완벽하게 준비가 되 있어야 해요. 가끔 피곤하긴 하지만(웃음) 그러는 편이 저도 편안하니까요.”

 

김 대표는 공연에 대한 준비를 언제나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준비한다고 한다. 자신에게 이익은 되지만 클라이언트에게 필요하지 않다면 과감히 쳐내고 자신에게 이익은 되지 않지만 성공적인 행사를 만들 수 있으면 무엇이든 시도해 본다고.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은 김대표의 이러한 방침은 수많은 대기업들의 단단한 신뢰를 얻어내는 결과를 나았다.

 

이벤트업계 쉽게 떠나는 후배들 보면 안타까워…

 

한편, 김 대표는 20년 동안 몸담아 온 이벤트 업계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 최근 점점 줄어드는 이벤트 업계의 인재들을 보면 남 일 같지 않다는 김 대표는 조심스레 입을 연다.

 

이 업계에 종사하다 보면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이 눈에 보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5~7년 정도 일하다가 자신의 클라이언트를 만들고 회사를 차리게 되죠. 하지만 그 중 대다수가 3년이나 5년 정도 지나면 사라져요. 회사도 인재도 둘을 동시에 잃게 되는 셈이죠.”

 

이벤트업계가 쉬운 곳이 아닌 만큼 더욱 끈기를 가지고 오랜 동안 경험하고 공부한 뒤 회사를 차려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라고 김대표는 조언한다. 이벤트 업계의 환경이 열악하긴 하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끈기 있게 공부하면 자신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고 나아가 성공적인 결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쉽게 생각하고 이벤트 업계에 들어오는 후배들도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이벤트 업계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해야 하는 일도 없는 것 같아요.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생각을 해야죠. 하지만 무엇보다 후배들이 이벤트 업계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임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이 최대 목표

 

김 대표의 한숨 어린 걱정에는 깊은 진심이 묻어 나온다. 지난 20년 동안 김 대표는 눈 깜짝할 새 변해가는 시대에 적응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90년 대에는 16비트 컴퓨터로 뽑아 낸 기획서 몇 장이 전부였다면 2010년 이벤트 기획서는 책 한 권의 분량이라며 웃는 김 대표는 괴롭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공부만큼 즐거운 것은 없다고 유쾌하게 답한다.

 

마지막으로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에 앞으로의 원대한 포부를 물었던 기자는 뜻밖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앞으로 이벤트 업계의 정상을 차지한다거나 그런 거대한 꿈은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단지, 지금보다 더욱 새롭고 아이디어 넘치는 공연을 기획하고 싶습니다. 주어진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 최대 목표입니다.”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가 말하는 최선은 아마도 20년 동안 그를 지탱해 온 열정의 산물일 것이다. 최선을 다한 그의 하루가 지난날 그가 선보였던 수많은 유명 공연처럼 또 어떤 즐거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찾아올 지 기대해본다.

 

이벤트넷 김보미 기자 / eventnet@eventnet.co.kr


본 기사는 네이버, 다음, 파란, 야휴등에서 검색하면 기사로 볼 수 있습니다.

악의 적인 댓글이나 공격성 댓글은 고지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0개의 댓글

댓글 등록

최상단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