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한국의 장, 안희재 대표- 전통을 지킨다는 것...

2011.01.10 16:10 이벤트넷 조회 6,447 댓글 0

전통을 지킨다는 것, 한국의 장 ‘안희재대표를 만나다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 어렸을 적 도덕 시간에 진정한 문화 발전은 옛 것과 현재의 조화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어째 요즘에는 한국의 문화는 현재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듯 점점 우리의 전통 문화를 접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점점 전통문화가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전통과 역사를 재현하며 우리가 왜 전통을 지켜나가고 기억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의를 두는 것보다 재미와 자극적인 것만을 원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한국의 장희재 대표는 국내 전통 문화 이벤트 연출의 1인자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 1986년 아시안 게임을 시작으로 지구촌 축제, 음식 문화축제, 수문장 교대 의식, 조선 과거 의식, 운현궁 위탁관리 등 국내 전통문화를 복원.재현하는 사업을 주 업무로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연출하고 있다.


▲ 주식회사 한국의 장 안희재 대표

“80년대 후반에는 다른 이벤트 기획들도 그렇듯이 전통문화를 재현한다는 것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무엇을 하던 간에 다 처음 시도하는 것들이었죠. 그런 것이 재미있었어요. 내가 처음 한다는 것. 그리고 배워가는 것. 물론, 처음 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 했어요. 특히 전통사실이 바탕이 되니까 공부를 엄청 해야 했죠. 그런데 그게 참 재미있었어요.”

안희재 대표가 이벤트 기획에 발을 디디게 된 것은 1986년이다. 그 때 몸 담고 있었던 회사에서 전통기획을 맡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한다. 20대 중반 전통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그녀는 전통을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끌리는 매력을 막을 수 없었노라고 말한다. 역사를 고증하는 만큼 힘도 많이 들었지만 결국 그녀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전통문화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그야말로 전통박사가 되었다.

과거재현을 하려고 실록을 보고 공부를 하면서 전통을 재현하는 일에 의의를 두기보다는 우리가 왜 지금 이 역사를 고증하고 있는가에 의미를 두고 자부심을 느꼈어요. 그래서 더 공부를 해보자고 결심 했는데 국내 대학교에서는 전통문화를 위한 특정 과가 없는 거에요. 결국 사학과로 들어가서 전통전공을 의뢰해 박사학위를 따게 되었어요.”

실제로 한국의 장에서는 허술한 역사 재현이 아닌 고증을 바탕으로 사실적인 역사를 재현하고 있다. 하지만 안희재 대표는 옛날 그대로 따라 한 전통 행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전통행사를 보면서 사람들이 배움깨달음을 얻도록 기획해야 해요. 수백 년 전의 세종대왕 즉위의식을 하면서 아 저렇게 했구나.’가 아닌 그때의 역사가 현대에 와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획해야 한다는 거죠.”

전통문화 행사를 보러 오는 관객들은 주로 관광객과 역사를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관객들도 많이 찾아 오긴 하지만 점점 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고 안희재 대표는 말한다.

이것은 관객의 인식문제가 결코 아니에요. 그들은 보고 싶어도 보여줄 수 없는 우리의 문제죠. 그나마 유지하고 있었던 몇 개의 전통행사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관광객 위주의 문화행사를 추구하다 보니 자극적이고 쉬운 행사들로만 가득 채워지고 있는 겁니다. 관광객들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느끼려고 오는데 정작 보고 가는 것은 우리의 문화가 아닌 거죠.”

전통문화라는 것은 정신문화라고 그녀는 말한다. 단순히 기업차원의 이익이 아닌 우리의 전통을 알리고 기억하고 자부심을 갖고 계승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어 있는 고궁, 전통문화에 대한 가벼운 인식 등 현재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는 휙 하니 내팽개쳐 있다.

물론, 회사니까 돈을 벌어야 하지만(웃음)…전통문화에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무엇이든 참여하고 있어요. 일본 오사카의 사천왕사 왔소라는 축제는 90년대부터 맡아왔지만 일본 경제가 무너지면서 축제를 유지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아무 것도 모르는 일본 사람들이 진행해서 변질 되면 안되잖아요. 지금은 저희 자비를 드려서 직원들과 함께 매년 사천왕사 왔소행사를 자원봉사하고 있습니다.”


▲ 오사가 사천왕사 왔소축제

실제로 한국의 장은 매년 일본 오사카사 사천왕사 왔소축제에 참여해 의상, 의식, 다양한 전통 문화 행사 진행을 돕고 있다. 우리의 역사를 주제로 한 축제가 단순히 의 문제로 변질되거나 중단되기를 바라지 않는 그녀의 강한 고집 때문이다. 덕분에, 일본 오사카 사천왕사 왔소축제는 예전보다 규모는 작아지긴 했지만 현재까지도 오사카의 큰 축제로 자리잡으며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재현하고 알리는 데 힘써온 그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전통 행사는 무엇일까.

故 이방자 여사님과 황세손 이구 저하님의 장례행렬을 맡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굉장히의미 있는 일이잖아요. 재현이 아닌 실제 진행되는 역사의 한 부분이니까. , 이구 저하님의 장례는 전통 장례의 마지막 국장이었어요. 역사의 한 부분인 이 행사들을 직접 제 손으로 준비했다는 것은 정말 앞으로도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아요.”


▲ 황세손 이구저하의 발인행렬

숙연해지는 안희재 대표의 목소리에는 누구보다 강한 자부심과 사랑이 들어있다. 그녀는 여전히 안타까운 전통문화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전통행사들, 문화가 낭비라고 생각하는 국가 마인드, 역사 안에서 의미보다 이익을 찾는 관계자들까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설 자리는 정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언젠가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 줄전통이 없다는 것과 같다.

아까도 말했지만 전통문화는 정신문화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전통문화에 대한 공무원들의 연수교육도 필요하고요.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역사는 저절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니까요.”

한국의 장’ 안희재 대표는 언젠가 전통계승을 하기 위한 교육에 앞장서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후배들이 기능에 치중한 기획자가 아닌 기본역할그리고 자부심을 갖는 기획자가 되도록 돕고 싶다는 바램을 내비친다.

현재 기획하는 후배들을 보면 너무 기능에 치중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라는 창의성보다는 기획서를 잘 쓰는 것이 훌륭한 기획자라고 교육받고 오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 후배들에게 여태껏 제가 배워오고 느꼈던 것들을 기회가 된다면 정말 가르쳐 주고 싶어요. ‘전통연출을 알려주고 가르쳐 줄 후배들도 찾구요.(웃음)”

비어 있는 고궁, 사라지는 역사 안에서 한국의 장’ 안희재 대표는 혼신의 힘을 다해 우리의 역사를 지켜내고 있다. 언젠가 고궁 안에서 한국의 아이들이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공부하고 우리 선조들의 축제가 다시금 재현되는 그 날이 올 때까지 그녀는 전통문화연출자로서 열심히 달려볼 참이란다.

한편, 주식회사 한국의 장1994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일,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복원•재현하는 사업을 주 업무로 주한 외국인 축제인 지구촌 한마당 축제, 2002 한일 월드컵 자원봉사자 발대식,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연출해오고 있다.

이벤트넷 김보미 기자 / kiku444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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