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KBS N 국창민입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다시 적습니다.
이벤트업계에 오래있진 않았지만 일련의 상황들이 다른 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불공평하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습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대처 및 대응방안이 적극적이지 않은것 같고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는듯 한 생각이 들어 하소연이라도 하고픈 심정으로 썼는데 어쩌다 보니 가격 이야기만 쓴거 같습니다.
가격이 현실적으로 가장 밀접한 부분이긴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 권리를 찾고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여러 부분중 하나라는 것이지 가격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기왕 가격 이야기가 나왔으니 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와 가까운 지인분들은 아시겠지만 가격에 대해서만큼은 이야기하고 싶은 대상은 기획사는 아니었구요.
회사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사업마다 항상 90%안쪽으로 예산을 작성해서 들어오는 몇몇 방송계열사와 모 광고대행사입니다.
애초에 이 부분을 밝히고 이야기를 했으면 오해가 없었을텐데 기획사 입장에서 읽으시면 충분히 글을 쓰신분들처럼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점은 오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벤트 그리고님께서 쓰신대로 ‘이런 기획사에 대한 하소연 보다는 대행사에서 해야할 몫 그리고 어필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주시기 바랍니다. 그게 더 차장님 다운 목소리라 생각하고 끄적이고 갑니다.’
네. 절대로 기획사에 하소연한건 아니구요. 제가 쓴 글을 보면 ‘우리 스스로 권리와 자존심을 회복해야하는데 과연 그렇게 했는지 저부터 반성합니다. 기획사보다 더 목소리를 내야하는 대행사에 있는 저부터 깊은 반성을 합니다.’라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
또한 말씀하신대로 대행사에서 해야할 몫 그리고 어필해야 하는 부분이 뭔지 고민하다 ‘저희부터 수주를 위해 가격을 덤핑하듯이 하지 않겠다’라고 생각한 것이구요. 제가 말씀드린 덤핑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가격을 낮게 쓰는게 아니고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도저히 할 수없는 가격인데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쓰는 가격을 의미한 것입니다. 다시한번 오해없으시길 바라구요.
그리고 답글중 잘못된 사실이 하나 있어 바로잡겠습니다. 옥수맨께서 말씀하신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높은회사 일수록 예정가격 100%에 가까운 입찰 가격을 쓴다는 말씀은 맞는 말씀이 아닙니다. 어떤 기준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회사를 책정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브랜드 가치가 높은 회사를 객관적 점수(실적점수, 신용평가 점수 등)가 높은 회사라고 해석한다면 그 말씀은 더욱 맞지 않는 말씀입니다.
타 회사의 이야기라 여기서는 못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나신다면 Fact에 대해서 얼마든지 자료로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가 브랜드 가치가 높다고 말씀하시니 그것도 사실은 아닙니다. ^^
사실을 말씀드리면 입장에 따라서는 그렇게 보실 수 있지만 이제 이벤트 사업 3년째인 저희 회사는 현 시장에서 경쟁하는 타 방송계열사 및 광고대행사와의 경쟁에서 한 두걸음 뒤에서 출발하는 회사입니다. 3년전에 참가자격만 갖추고, 실적점수없이 참여 했을때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아직 객관적 점수 특히 실적점수가 많이 부족합니다. 신용평가 점수는 거의 모든 대행사들이 차이가 없으니 기획사들보다는 형편이 좀 괜찮지만, 실적점수의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희 회사 상황이니 예를 들겠습니다.
얼마전 사업인데 정말 아쉬웠던 사업중 하나입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사업이었고, 2위로 탈락했는데 같이 경쟁하는 회사가 하나같이 위에서 말씀하신 브랜드 가치가 높은 회사입니다. 저희 KBS N은 실적점수, 즉 기술평가점수에서 만점에서 2점이 뒤쳐진 상황에서 경쟁에 참여했습니다.
물론 2점 뒤졌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을 낮춰 0.001점이라도 더 받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건 작전의 실패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파트너사와 몇 번의 회의끝에 나온 가격에 대한 결론은 광고주가 요구하는 과업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저희가 제안한 가격 이하로는 무리라는 판단하에 소신껏 제출한 가격입니다.
‘일단 되고보자‘라는 생각으로 한 16억여원정도 제출했다면. 16억여 원의 매출과 특히 16억여원의 실적이 생겼고 그 실적은 또 다른 사업을 하는데 중요한 실적이 되었을텐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희 회사가 지금보다 더 빨리 갈 수 있는 기회비용을 잃었는데 파트너사만큼 아쉬운 사람은 저였습니다. 이벤트 그리고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일단 저희는 10%대행피만 받으면 파트너사가 손해를 보든지, 회사가 부도가 나든지 저는 계약이행보증보험, 선급금이행보증보험, 지급각서 등으로 담보 잡아놓고 사업하면 그만이었는데 아쉬운 생각도 듭니다. ^^
저도 옥수맨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회사의 브랜드 가치라는 것이 높지 않기 때문에 가격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 예산을 낮추어 입찰에 참여하고자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위 사업의 광고주로부터 수주사가 일을 진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희가 가격에 관한 사례가 참 많았는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니 이 정도로 그만하구요.
다음은 옥수맨님께서 ‘똑같은 아이템, 똑같은 운영전략, 똑같은 예산이라면 규모 있는 회사가 수주할 수 밖에 없기에 가격을 낮추어 입찰하는 회사들의 심정정도는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하셨는데 진심으로 너무 너무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가격에 대한 글은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기획사도 있습니다.
참여하는 거의 모든 사업을 제안가격에 근접해서 제안하는 간 큰(?) 회사입니다.
아츠플레이란 회사인데요.
나라장터에서 공개된 행사만으로도 수주한 모든 사업이 추정가격보다 훨씬 높은것은 당연하고 공개되지 않은 사업의 예산도 97~99% 사이에서 작성한다고 합니다.
사업을 같이 한 적이 있어 잘 알고 있는데 이 회사는 영어, 불어, 독일어 등을 구사하는 직원분들이 각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의 문화, 공연, 이벤트 관련 사이트에 접속해 아직 우리나라에 없거나 통할만한 독특한 아이템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전화나 메일 등으로 섭외 혹은 도입가능 여부 등을 확인한 후 기획서에 그 내용을 적용하여 작성하니 남들과 똑같지 않은 기획서가 나오더군요.
가격점수를 낮게 받아도 기술점수가 낮아도 가장 중요한 기획서 점수에서 워낙 높게 받으니 사업수주율도 높고, 특히 아츠플레이만의 색깔을 갖춘 행사를 진행하니 광고주 및 행사참여 관객의 만족도도 높습니다. 회사의 경쟁력 유무는 어떤지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죠. 또한 가장 중요한 인력 특히 직원분들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 역시 제가 만나본 많은 기획사보다 높은 회사였습니다.
그 외에도 ‘OOO트‘라는 회사도 있습니다.(허락을 받지 않아서 회사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회사 대표님과 잘 알고있는데 이 회사 역시 광고주로부터 기획력과 운영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있고 저도 같이 사업을 해봤는데 경쟁상대라면 정말 만나고 싶지 않는 버거운 상대입니다.
똑같은 아이템, 똑같은 운영전략, 똑같은 예산이니 경쟁력이 없지는 않을까요? ^^
사실 가격에 대해 답글로 말씀이 있어서 가격 이야기를 했지만 작게는 한 회사, 크게는 업계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가격에 대한 결정권을 스스로 결정하게 만들면서도 그 부분을 경쟁시켜 제살을 깍아먹게 만들고, 알면서도 저는 또 제살을 깍아먹을 수밖에 없는게 너무 속상해서 하소연 하느라 쓴 글입니다.
기왕 길어진 김에 좀전에 소주한잔 먹다가 생각난 아이디어입니다.
퍼레이드 관련해 참여한 9개사 및 9개사 협력사들, 협회서도 만원이든 십만원이든 모금을 해서 모은 돈으로 10대 일간지 1면에 5단 통광고를 실어 업계의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아시겠지만 보수단체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데 가장 중요한건 청와대 윗분부터 왠만한 고위직분들, 각 언론사 기자 등 신문을 안보시는 분들은 없기에 우리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혹시 어떤 기자가 심층취재를 위해 관심을 가질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습니까.
물론 우리업계의 공통된 의견이어야겠죠. 대응여부에 대해 업계를 대표하는 분들이 만난 자리에서도 대응에 대한 찬성여부가 6:5 정도라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다수의 의견이지 공통된 의견은 아니겠지요.
같은 경쟁구조고, ZERO-SUM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컨벤션은 좀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공통된 가치와 목표를 위해서 협력이 잘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점은 컨벤션에 배워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앞서 이벤트 그리고님께서 쓰신 ‘이런 기획사에 대한 하소연 보다는 대행사에서 해야할 몫 그리고 어필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여주시기 바랍니다. 그게 더 차장님 다운 목소리라 생각하고 끄적이고 갑니다.’ 말씀하신대로 고민하고 더욱 노력하겠지만 같이하지 않으시면 효과가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획사가 잘되야 대행사도 잘되겠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겠죠. 그 둘이 잘되야 우리 업계가 잘되겠죠. 저희가 더 목소리를 내야하는건 인정하지만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을 것 같습니다. 가격에서도 마찬가지겠구요.
저희 사장님은 참 좋은 생각을 가진 분이십니다. 고민끝에 이벤트 산업전을 해보겠다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하라고 하셨습니다.
수익목적이었으면 이벤트 산업전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사업입니다. 특히 내년 1월 개최는 킨텍스에서 코엑스로 장소를 옮기면서 손실이 더 커질게 불보듯 뻔합니다. 회사내 공통된 의견은 우리가 왜 이벤트 산업전을 주최하는지에 대해 매우 부정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에 괜히 한다고해서 손실보고 회사내 입지가 좁아지기도 했습니다. 임기가 있는 사장님이라 솔직히 사장님 바뀌면 커버해 줄 사람이 없어서 계속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거보다 더 중요한건 나름대로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이벤트 산업전을 한다고 업계나 기획사에 뭐가 좋아질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기획사분들에게 부스참가하라고 귀찮게만 하는 사업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비슷한 MICE 산업전을 보니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주최하는 행사라 그런지 국내외 바이어를 250명이나 불러서 참가업체에 혜택을 주었다고 하더군요.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그정도 했으니 180개 240개 부스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관광공사에서 내년부터는 MICE산업전내에 일정부분 공간을 줄테니 이벤트 산업전을 같이 개최하는 것도 고려해자고 하더군요. 물론 그렇게는 안하고 속 뒤집히지만 저희는 광고주 100명도 부를 능력이 안되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습니다. MICE산업전은 11회째만에 240부스라고 하는데 이벤트 산업전은 2회째인데 103부스입니다. 나중에 잘되서 반대로 이벤트 산업전안에 MICE 산업전을 합쳐서 예전처럼 저를 포함한 이벤트하시는 분들이 컨벤션보다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거나하게 술한잔 먹고 쓰니 이야기가 자꾸 딴데로 샙니다. 여러 가지의 상황이 자꾸 손해보는것 같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아서 하소연하느라 쓴 글이 주제넘게 업계 발전이니 뭐니하는 이야기까지 와버리고 이벤트 산업전까지 와버렸습니다.
이벤트를 막 시작한 한참 후배가 술 한잔 먹고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하시고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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