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컬럼]이벤트인, 침묵의 종결자다?

2011.04.27 15:46 이벤트넷 조회 6,025 댓글 0
 

이벤트인, 침묵의 종결자다?


  서커스에서 보면 늘 있는 공연 중 하나가 코끼리 공연입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최소 1톤 이상의 무게가 나가겠죠. 간혹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그램에서 보면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도 코끼리를 안 건든답니다. 잘못하다가는 그냥 밝혀죽거나 아니면 누르기 당해서 죽으니까요. 그야말로 잘 못 걸리면 바로 호랑이포 됩니다. 그런데 이 힘 쎈 코끼리가 조그만 나무기둥 같은데 목줄이 걸려 있습니다. 그래도 도망을 가지 않는답니다. 살짝만 힘써도 나무기둥을 뽑아버릴 수도 있는데 가만히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두 번 발버둥 치다가 사육사한테 혼나거나 뭔가 조치를 당하고 나서는 그냥 있는다네요. 말 그대로 길들여진겁니다. 조그만 기둥정도는 아주 쉽게 뽑아 버릴수 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거죠.


  요즘 이벤트업계 관계자들을 보면 이런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이전에는 투사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불의를 보거나 잘못된 관행을 보면 흥분도 되고 나서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제는 이런 분들이 자취를 감추셨습니다. 코끼리처럼 처음에는 발버둥을 쳤는데 아무 소용이 없으니 힘이 빠지셨는지 아니면 익숙해진건지 아무런 반향이 없습니다.


  이번 경기도에서 발주하는 전국체전을 보니 더욱 이런 생각이 간절합니다. 제안요청서에 있는 내용을 보면 “공간의 비효율적으로 활용”, “지루한 시간”, “불분명한 컨셉”“ 늘 똑같은 패턴”,‘비전문가의 쇼“라를 기존 행사의 비판 속에 경기도가 선구적인 리더역할을 수행한다는 내용입니다.


  그 동안 이벤트기획자, 연출자들의 노력과 외침은 한낱 비전문가들의 절규였다는 판단인 듯합니다. 기획서에 녹였던 컨셉과 슬로건은 말장난에 지나치지도 못한 겁니다. 이벤트업계의 전문가는 그저 지자체 예산을 들여 헛돈을 쓴 하수꾼에 불과하다는 얘깁니까?


  유명 연예인, 공연기획자가 이번 총감독이 되셨습니다. 이벤트기획자들이 20여년을 일궈온 이 터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다른 분이 걸출한 감독이 되셨고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하네요.


  더욱이 기가 찬 것은 제안서 작성시 유의사항입니다. “응모한 연출계획 제안서에 대한 소유권․저작권 및 제2차적 저작권 등 일체의 권리는 경기도에 귀속됨”이라는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 지자체인 경기도에서 백주대낮에 천인공로까지는 아니더라도 별 쌩쑈가 벌어졌습니다.


  그래도 이벤트인들은 조용합니다.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분이 없으시네요.


여수박람회 총감독도 영화감독님이 되셨습니다. 지역축제를 가보세요. 총감독이라고 하는 분들을 보면 이벤트업계 출신이 거의 없습니다. 이번 전국체전도 지금까지 전국체전은 동네 체육대회 정도로만 봤고 이러다 안되겠다 싶어서인지 고명하신 분을 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된 듯해서 더더욱 무섭고 두렵습니다. 가장 암울한 것이 내일이 없다는 건데요.


  조만간 업계에도 빛이 되실 그 분이 강림하겠죠... 그 날 만을 기다립니다.
 
엄상용
이벤트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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