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컬럼]여성기획자여! 깨어나야 한다~

2011.04.25 08:39 이벤트넷 조회 6,008 댓글 0

여성기획자여! 깨어나야 한다~


최근 이벤트회사에서는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최소 50%가 넘을 정도로 이전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아졌다. 내가 아는 회사들은 대부분 남녀의 비율에 있어 여성이 훨씬 앞서고 있다. 필자는 1990년 대학을 졸업하고 이벤트회사에 입사를 했다. 당시에 근무하던 이벤트회사에 여성은 단 2명. 한 명은 경리업무이고 한 명은 기획서 전문 타자병(?)이었다. 기획서를 이면지등에 써서 건네주면 전문으로 워드를 쳐주는 역할을 하던 여성 사원이다.


당시에 소위 BIG4라고 하던 이벤트회사를 보더라도 여성 비율을 현저히 낮았다. 그 중 한 개 회사에 유독 여성이 많았는데 이 때문에 그 회사의 기획서는 타사에 비해 섬세하고 행사진행에 있어서도 세심하다는 평을 들었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 어느 날인가 신입사원으로 여성이 입사를 했다. 그 유명한 모 여대 출신이다. 한 달쯤 됐을까, 마침 행사에 투입이 돼서 작은 역할을 맡는 스탭이 되었는데....


당시에는 기념식이나 기업내부행사에 있어 연출(업계에서는 ‘기까끼’라는 말로 통용) 이 중요한 행사가 많아서 행사 중에는 그야말로 살벌한 분위기가 있을 정도로 긴장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 여 직원이 열정은 있었는데 경험이 전무한 터. 자기가 끼지 말았어야 할 때 참견하고 말았다.

“ 사장님~ 저 미란(가명)인데요... 레이저 쏠까요”...

사실 이 친구한테는 아주 단순 업무를 줬기에 그것만 신경 쓰면 됐지 레이저를 쏘든 말든 신경 꺼버려도 되는 상황이었다.

이 사장님. 입이 거칠기로 유명한 분인데 이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리 만무했다.

“야 ***** 레이저는 개뿔....이 ****아, 잠자코 있어....이 ****‘

누가 들어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욕이었고 간혹 길거리에서 살벌한 쌈이 날 때 들어본 듯한 욕.... 특히 여자 입장에서는 사기를 치다 걸렸거나... 남의 남편과 간통을 하다가 부인한테 걸렸을때나 들을만한 욕. 살다보면 여인으로써 웬만해서는 듣기 어려운 욕을..들은 것이다.


이 신입 여자 사원....행사 내내 울었다.

그리곤 이틀 뒤인가 회사를 그만뒀다.

이유는....자기가 평생 이런 욕은 처음 먹었다는 것.

하여간 이 뒤로 이 회사엔 여성 기획자를 볼 수 없었고 이 회사엔 수년이 흐른 뒤 첫 여성 사원이 입사를 했다.


지금은 그야말로 옛날 이야기가 되버렸다. 어느 회사나 남성보다는 여성이 많은 편이라고 한다. 실제로 업무적인 면에 있어서도 남성보다 우수한 면이 많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특히 이벤트 업무의 특성상 섬세하고 차분한 여성의 성격이 들어맞아 꼼꼼하고 정확하게 추진한다는 평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런 여성기획자들 중에선 내로라하는 유명인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결혼과 육아라는 치명적인 약점도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라도 그다지 유명한 여성기획자, 즉 스타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력이 오래된 여성 기획자들은 “롤모델”이 없어 고민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우리업계에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평은 있지만 그래도 남성 중에서는 몇 몇 이름만 대면 명성이 있는 사람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여성은 거의 없는 편이라는 것이 여성 기획자들 사이에서 중론이다.


이전에 이벤트넷에서 이런 연유로 인해 업계에서 오래된 몇 몇 여성 기획자를 컨택한 일이 있다. 이들에 대한 소개를 위해서다. 하지만 전부가 거절했다. 거절 이유는 바깥에 드러나고 싶지 않다는 것. 조용히 지내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지만 어쨌든 표면상으로는 그랬다.


지금도 업계에서는 10년차 이상의 여성 기획자가 꽤 많이 있다. 또한 대 부분 활동하고 있는 여성 기획자들의 기획능력은 남성이 비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영업이나 외부활동을 많이 하지 않고 있어 그녀들의 장점은 기획력이라는 것이다. 그런 좋은 자원들이 숨어 지내고 있으며 그들을 바라보는 후배 여성들은 우리의 롤모델이 없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식의 생각을 한다고 하니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여성 기획자들이여~ 이제는 수면위로 올라오라...

그리고 그대들의 활동을 보여주고 보다 넓은 영역에서의 활약을 꿈꿔라~ 그것이 자신과 업계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엄상용

이벤트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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