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글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어 더 이상은 전 글의 내용으로는 쓰지 않겠습니다.
올 초에 모 사업을 준비했을 때의 일입니다.
어떤 회사 사장님이 전화가 오셨습니다. 역시나 거의 레퍼토리가 비슷합니다. 이번 사업은 시의회에서 OO부의 OOO의원이 예산을 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 분과 어제 골프를 쳤다. 도와준다고 확답을 받았으니 거의 확실하다. 꼭 한번 같이 해보자. 더 이상 구체적으로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이젠 그 다음 말이 무슨 말이 나올지 알만큼은 되었습니다. 그 말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업수주를 위해 너무나 중요한 행위인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기획자 한명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고, 이 사업에 그걸 한번 적용시켜 보고 싶다고. 콘텐츠에 대한 얘기를 듣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 분의 소중한 콘텐츠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메리트를 최대한 적용해 최선을 다해 기획안을 준비했습니다. 또한 그 기획안을 최대한 잘 전달하기위해 열심히 PT 준비를 했습니다. 회사 아나운서 팀장까지 배석시킨 리허설을 통해 말투와 손동작 하나하나까지 모두 체크했습니다.
어떤 회사들과 심사위원이 들어왔는지보다 우리가 준비한 것만 100% 보여주자고 했습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습니다. 수주보다도 너무나 진지했던 한 기획자의 콘텐츠를 살리고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에 안도했습니다. 물론 모든 사업이 이렇게는 안되겠지요.
그러나 우리 회사는 최소한 올해 전자보다 후자의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오히려 수주율도 더 높아졌습니다. 뭐가 더 중요한건지 이제 좀 알아가는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올해는 조달청에서도 피티를 꽤 많이 했습니다. 업계가 불황이다보니 경쟁률이 평균적으로 10:1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우연하게 모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셨습니다. 또한 그 교수님이 심사위원으로 들어 온 PT에서 우리 회사가 수주를 많이 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저한테 지겹도록 이야기가 들어옵니다. 그 교수와
우리 회사가 연루되었다고. 오후에 그 교수님이 우리회사 근처에서 일을 본 후에 고민하다가 저를 만나러 오신다고해서 만났습니다. 우리 회사한테 돈과 집을 받았다고 소문이 났답니다. 너무나 황당한 소리라 저는 웃고 넘겼지만 그분은 너무나 진지하고 마음 아파합니다. 저에게까지 너무 불쾌해하시고 불편해하십니다. 다음 주에 업계 분들끼리의 친목도모 모임이 있는데 제가 끼어있어서 동참을 안 한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빠지겠다고 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 회사 사장님은 업에 대한 도리를 많이 얘기 하십니다. 그래야 상생이 된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매출과 수익을 얘기하시니 담당자로써 참 힘들긴 합니다만.
어쨌든 그래서 이벤트업에 참여한 지난 3년간 3억원 가까이 손해보면서 이벤트 산업전을 개최했습니다. 이벤트업계에 도움이 되는줄 알았습니다. 광고주에게는 안합니다만 업계 기획사 사장님들에게는 연말에 따뜻한 밥이라도 한 그릇씩 대접하고 꼭 인사드리고 있습니다. 이벤트 협동조합의 발족에 대한 의견도 저희가 처음에 드렸습니다. 조합에게 왜곡되어진 우리업에 대한 대국민 KBS 특집다큐를 하자고 아이디어와 연결을 해드렸습니다. 적은 돈이지만 협회와 학회에 발전기금을 내고자 했지만 연루 어쩌고 소문이 돌아 안 받겠다고 합니다. 돈 굳어서 다행입니다.
서로 어떤 사연이 있는지 말을 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결국 같은 배를 타야하는 사이인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서로간의 경쟁을 통해 사업을 하게 업의 특성상 일부회사가 상생보다는 상처를 많이 냅니다. 아츠플레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무모한 도전을 많이 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회사라는 표현이 더 좋겠네요. 불과 몇 년전에는 소위 우리가 앞방을 서서 같이 사업을 했습니다. 실력있는 회사니 우리와 함께하면 수주율도 꽤 좋았습니다. 호흡도 잘 맞고 사업결과도 항상 좋았습니다. 불과 몇 년사이에 많이 성장되서 이젠 더 이상 우리랑 함께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랑 경쟁해서 우리가 진적이 더 많습니다. 가끔 섭섭하기도 하지만 전 지금도 그 회사의 이사와 같이 술마시고 친구처럼 지냅니다. 그 이사는 저를 평생의 벗이라고 부릅니다. 배울점도 많고 너무 좋은 친구입니다. 이런게 상생이 아닌가 합니다.
몇일간 제가 쓴 글로 인해 마음고생하시고 상처받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국창민(KBS N 전략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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