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칼럼] 장진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아시안게임개막식 비난에 따른~

2014.10.02 16:10 엄상용(장우) 조회 9,472 댓글 0


장진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인천아시안게임 개회식 비난에 따른~


최근 아시안게임 개회식 비난에 따른 장진감독의 기자회견을 보고 느낀 점입니다. 우선은 국가적인 대사를 치르느라 노고가 많았고 박수를 보냅니다. 혹여나 무조건 적인 비난으로 보이지 않을까 조심스럽습니다만 장진 감독의 기자회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합니다.

한 마디로 영화감독의 이벤트 연출에 대한 한계점과 인식의 차이를 느끼게 합니다. ‘카메라 리허설을 한 번 밖에 하지 못했다“는 말에 핵심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장진 감독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영상연출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는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풍경을 아주 좋은 곳만 내보낼 수도 있고 의도한대로 영상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카메라 감독과 사전에 충분한 리허설만 했다면 정말로 멋진 모습만을 영상으로 내보내어 많은 사람들의 찬사가 이어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기서 영화와 이벤트의 차이가 확연히 나타납니다. 이벤트는 현장에서 감동을 전하는 미디어이기에 현장의 감각과 노하우가 무엇보다 필요한 분야입니다. 영상으로 만들어서 어두운 조명아래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이 영화라면 이벤트는 수만 명 내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현장을 그대로 보는 것이기에 그런 차이가 있는 겁니다. 영화전문가가 이벤트현장을 처음 경험하는 것이기에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영화와 그라운드이벤트는 그런 차이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성화주자 얘기입니다. 혹 기억을 더듬어보시면 궁사가 화살을 쏴서 성화를 점화하고 불새가 날아다니다가 성화를 점화하는 모습이 기억날 겁니다. 성화점화는 스포츠이벤트 개막식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입니다. 이에 이벤트연출가를 비롯하여 관련 기술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수개월간 고민 끝에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승부를 합니다. 개막식의 백미라고 할까요? 이건 이벤트관계자 뿐만 아니라 행사에 관련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한국, 일본, 미국, 중국, 필리핀, 태국,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등 전 세계의 공통으로 알고 있는 원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아이디어라고 영화배우와 어린이를 등장시킨 것은 차별화가 아니라 원칙을 모르는 그저 ‘무모한 시도’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개막식은 운동장에 모인 1천500명 이상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45억 아시아권 전역에 생중계 되어 개최국의 역사, 기술, 문화를 알리는 매우 중요한 홍보수단이자 목적입니다. 대한민국의 의미를 알릴 수 있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소개 시간”입니다. 국가라는 제품을 아시아권에 좋게 팔 수 있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북경올림픽, 소치동계올림픽, 런던올림픽의 개막식을 보시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을 본 아시아권 네티즌들의 반응을 어땠나요?

그저 언론의 반응과 카메라가 비쳐준 영상만을 보고 이들의 의견이 나왔다고 생각하는지요? 그건 아닐겁니다. 최소한 시청자들의 대부분은 인터넷의 영향, 미디어 기기의 발전 등으로 질 좋은 영상, 훌륭한 콘텐츠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최소한 수준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선구안정도는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단순히 언론의 기사만을 보고 판단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덕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에는 자신의 실력과 경험에 대한 자기검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저 도전정신과 열정만 갖고 한다고 해서 모든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잘 만든다고 드라마, CF,홍보 영상을 다 잘만드는 것이 아닌 것처럼 영화와 이벤트연출은 엄연히 다른 분야입니다.

중국의 장예모 감독을 얘기하는데 장예모 감독은 영화감독이만은 할 수 없습니다. 수천 명의 인원을 동원하여 영화도 찍었고 수상 뮤지컬 등 대형이벤트 에 다양한 경험이 있는 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예모 감독 예하의 기술감독이나 연출감독은 영화관계자가 아니라 이벤트연출가, 이벤트기술감독임을 알아야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런 것이 진정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전문가들을 구별할 수 있고 그들이 필요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 그리고 무언가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터득해가는 과정을 이겨내고 수년 간 혹은 수십 년간의 업무를 반복하면서 누적을 이룬 후에 비로소 진정한 전문가가 탄생합니다.

우리나라는 전문성 보다는 명성을 따지는 풍토가 있습니다. 대중적 인지도를 얻게 되면 무엇이든 전문가로 자리매김을 합니다. 나쁜 현상이라고 치부하지는 않지만 썩 긍정적인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영화를 만드는 분들은 열심히 영화를 만들고, 뮤지컬을 연출하는 분은 열심히 뮤지컬을 만드시고... 이벤트를 하는 사람은 열심히 이벤트연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번 개회식을 빌미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은 외국감독에게도 문을 열겠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의 후폭풍이 이리도 강합니다. 개회식에 대한 조롱도 억울한데 중요한 것은 전문 이벤트 연출자가 하지도 않은 개회식 때문에 이벤트업계가 또 다른 피해가 받아야 하니 참으로 억울합니다.

이번을 계기로 진정한 전문가의 기준과 명성과 대중적 인지도가 아닌 실질적인 전문가를 등용하는 풍토가 세워졌으면 합니다.

엄상용(이벤트넷 대표)

** 장우(暲祐) 가 뭐냐고 물으시는 분이 많으신데..제 법명입니다..^^ 밝은장 도울우 ..해서 세상을 밝게하고 도우라는 뜻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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