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공채 총감독(?)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국내에서 ‘총감독’을 선임하는데 공개채용 방식으로는 아마도 건국 이후에 처음일 듯 한데 여하튼, 국내 공채 총감독1호가 있다. 이문태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이다.
TBC공채로 방송에 입문, KBS예능국장, IPTV방송협회사무총장을 지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께서 주관한 면접을 통해 1975년 당당히 PT의 관문을 뚫었다.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KBS로 조직을 옮겼고 예능 PD로 일한다. 당시 예능 PD는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가’도 부럽지 않을 만큼 권세가 대단했는데 이문태 총감독은 문화기획 프로그램을 주로 담당해 세상풍파를 피해가게 되어 지금까지 장수(?) 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총감독으로 선임된 배경에는 아시아경기대회가 있었다. 모 영화감독이 총감독을 맡아 대회 뒷말(?)을 남기게 되자 평창조직위원회에서는 혹시나 모를 전철을 밟을 것을 염려해 총감독을 공개적으로 선발하기에 이른 것. 지명후보자로 추천 받은 수 명이 조직위로부터 준비금을 지급받아 공개 프리젠테이션 과정을 거치게 된 것이다. 1, 2차회를 걸쳐 외국인(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총감독, 솔트레이크 시티 총감독, 벤쿠버 동계올림픽 총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실시된 경쟁을 뚫고 선임이 되었다.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16분 정도의 영상을 제작했고 주변 후배들과 함께 기획에 참여,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기획안을 제출했고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외국감독들은 국내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데 어떤 기준을 삼았냐는 질문에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것보다는 시스템에 대한 전문성과 식견, 그리고 일을 풀어가는 힘을 보는 것이 대 부분 총감독의 기준’이라며 자국의 문화를 표현하는 방법론을 중시한다.
총감독 선임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한다. 지금처럼 조직위원회에서 총감독을 선임해서 이원화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획사와 총감독이 합심해서 작업을 하고 프리젠테이션을 총감독이 하여 선임, 함께 일하는 것이 국내 실정에서는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개폐회식과는 별개로 이벤트 업계의 기획안(제안서)의 저작권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서울시 등 공공행사 심사를 자주 다니는데 제안한 ‘기획안’이나 디자인 등을 주최자 마음대로(준비금 제공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면 화가 치민다는 것이다. 이벤트회사 대표들은 사업상 싫은 소리(?)를 못하니 후배들을 위해 본인이 이런 역할은 하겠다는 의견도 얘기한다.
정년이 10년 지난 지금도 일하는 자신에 대해 무척 고맙다고 한다. 기획력과 조합능력은 아직도 생생하시다고..
꽃피는 봄이 오면, 본인이 프리젠테이션을 하셨던 내용을 그대로 업계 후배가 심사위원(?)이라 생각하고 들려주시겠다고 한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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