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칼럼]‘ ’을‘이 ’갑‘되면 슈퍼울트라 ’갑질‘ 이 시작된다.
이벤트대행업은 항상 ‘을’의 입장이다. 행사는 행사주최자의 의도대로 진행되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때로는 행사주최자, 일명 광고주를 잘못 만나게 되면 군대에서 듣던 ‘애로사항이 꽃을 핀다’ 할정도 괴로운 시간이 지속된다. 주변의 특이한(?)거의 또라이급 광고주 얘기를 듣는 경우가 꽤 있다. 대 부분 지친 몸과 피로를 달랠 수 있는 술자리에서 안주대신 씹으며 스트레스를 풀곤한다.
그런데 이런 ‘을’이 ‘갑’이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기업의 행사담당자로 가던지, 광고대행사, 방송자 자회사, 요즘처럼 메가 이벤트가 많아져 위원회, 재단, 지자체 공무원 등 다양한 곳으로 진로변경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럴 때 주변 사람들은 흔히 멘붕을 경험하는 순간이 서서히 다가온다.
첫째, 단가 빠꼼이형이다.
이벤트회사에서 제작업무를 맡았었으니 단가가 어떻게 되고, 소위 업계의 물가정보를 꽤 차고 있는 경우다. 의자 한 개에 얼마이고 비품단가에서 시스템 단가까지 줄줄이 알고 있는 경우다. 이들은 ‘전문가’의 기준과 ‘갑’의 권리를 ‘단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 이거 얼마인데~~’라며 부릅뜨는 눈으로 업무를 하는 것을 즐긴다.
둘째, 위치가 전문가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이벤트회사에서 20년을 경험한 전문가가 있다고 치자. 상대하는 ‘갑’은 이벤트회사에서 수년 정도 있다가 ‘갑’의 위치로 회사를 옮겼다. 이런 경우, ‘갑’의 위치에 선 자는 대 부분 이벤트회사 20년을 능가하는 전문가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경우이다. 심지어는 자기가 근무했던 회사 대표까지 씹어 먹는 경우가 있다. 어떤 기분일지는 읽는 사람이 판단하자.
셋째, 전문가병 걸린 ‘갑’
모든 것이 자기 기준이 되는 경우다. 자기가 경험한 것이 세상전부라 하며 ‘내 말을 따르라’는 식이다. 우물안 개구리의 전형적인 경우다. 틀리든 맞든 내 말이 옳고 내가 경험한 것이 전부라는 식이다. 위의 두 가지를 모두 갖춘 복합형이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것은 ‘아마츄어인데 프로인척 하는 경우’라는 말이 있다. 이런 타입의 ‘갑’이랑 일하는 경우에는 고혈압, 뇌출혈 등을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경우가 이벤트회사 주위에서는 자주 본다는 것이 참으로 씁쓸하다.
갑질은 먹이사슬관계에서 층층시야다. 단계가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진다. 사회적으로 시끌시끌해지는 큰 사건에서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나부터 얼마든지 갑질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갑질에 대해 무조건 비난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을 까 돌이켜봐야 한다.
지금도 이벤트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진일보 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자리의 직업을 갖는 것도 일종의 자기 만족이자 자기 발전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돌이킴은 한 번쯤 필요한 것이다. 자손만대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고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다. 굳이 인간적 관계성에서 하지 않아도 되는 횡포를 부리는 것, 그것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괴로움을 주는 것으로 죄를 짓지 말자는 것이다.
정확한 업무지식, 정확한 업무범위, 정확한 관계성을 확립하는 것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엄상용(이벤트넷 대표, 중소기업중앙회 이사)

악의 적인 댓글이나 공격성 댓글은 고지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