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기획자의 외침] 우리도"이벤트PD연합회"를 만듭시다.

2007.08.31 16:19 이벤트넷 조회 4,015 댓글 0
어느날 문득 아이가 묻더군요,.

"아빠 직업이 모야?"
"....응, 아빠 직업? 이벤트기획자 이지"
"이벤트기획?? 그게 모야?"
"음...글쎄.....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까?"
.....중략.....(열심히 손발짓 해가며 설명하는 중)
"그게 모야? .........방송PD 같은거야?"
"...............글쎄..."
"와~~ 울 아빠 PD구나.."
(아이는 방송PD같은 일을 하는 울 아빠가 자랑스러웠던지 환하게 웃습니다.ㅜㅜ;;
그런데 내 맘은 왜 이리도 무겁고, 씁쓸하던지...)

무슨 가족드라마가 아닙니다.
아버지의 직업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이라는건 사실 중요한 일입니다.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건 만고불변의 가치임을 알지만...
사실 아이들에게는 아빠의 직업은 참 중요한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왜 이런 얘길 꺼내느냐 하면?
이벤트기획자로 연출자로 일해 온게 참으로 보람되고 자랑스러웠는데...^^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내 직업이 도대체 어디에 속하고 사회적으로 나의 위치
내 직업, 일반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이벤트기획자란 직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이벤트란 단어에는 참으로 많은것이 담겨져 있습니다.
백화점에도 동네 슈퍼에서도 대규모 스포츠축제에도 전시박람회에도 스타들의
공연에도 기업들의 제품 홍보에도, 하다못해 가게 오픈도 남여 맞선이나 중매에도
이벤트란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이벤트 물결에 뒤덮여 있다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물론 이 이벤트란 용어를 우리네만 쓸수있다고 주장하고픈 것도 아닙니다.
이벤트기획자 연출자라는 단어의 생소함이 우리가 자긍심가지고 있는 이 일이
방송PD보다 못하단 자격지심을 말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하는 이 직업에 대해 한번 고민해 보자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이벤트 역사는 대체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짧은 역사에도 우리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냈죠.
하지만, 성장의 뒷면에는 아픔도 많았습니다.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했고, 이 과정에서 개인의 전문화나
능력개발, 복지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사회적인 지위향상 등은 뒷전인 채로
오로지 성장논리와 실적위주의 생존논리에 따라 과당경쟁과 온갖 비리에 노출된 채,
제 살 깍아 먹기 식의 전쟁터에 내 몰려야 했던게 사실입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가 결국 우리에게 칼이 되어 돌아오는 것 같아...걱정스럽습니다.


두번째는 우리가 우리의 밥그릇을 너무 못 챙긴건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얼마전까지도 광고이벤트 시장의 중심축은 대형 광고회사였습니다.
머, 지금도 사실 영향력이 남아있지만....
현재는 메이저급(대형이란 의미로^^) 이벤트회사가 광고대행사가 하던 짓거리를
고스란히 하고 있습니다만(이 문제는 나중에 따지기로 하구요^^)

이벤트시장의 절반이 광고회사 물량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 이벤트회사는 참 죽을맛이었죠.
이벤트는 사실 광고의 한 분야이고, 따라서....광고대행사의 프로모션 파트의 한 부분으로
취급되어, 기획회사 불러다 PT시키고, 페이퍼 작업시켜서 대행따면 나눠주는 식이었죠.
그러다 보니 이벤트기획사는 광고회사의 하청일을 하는 하부구조가 생겨난겁니다.
적어도 파트너관계는 아니더라도 수평하리라는 믿음은 여지없이 깨지는 "갑"과 "을"의
살떨리는 시키면시키는데로 하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되었죠.
그 짓거리라도 해서 밥 먹은 회사는 그나마 괜챦았지만....그마저도 하지못한 회사는 숱한
배고픔에 도태되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죠....약육강식...정글의 법칙....
그런데, 이 과정에서 존심상하는 문제가 하나 발생됩니다.
이벤트기획자가 PD가 왜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는지...살짝 엿보이는 ...

"패배의식"
"을"의 마인드


이게 문제의 발단이라고 봅니다.

저 한테 입방정 잘 떠는 친구 녀석이 한놈 있습니다.
어느날 술이 취해서는 왈,
'얌마, 니는 ...방송국에 가지 이벤트회사는 왜 갔냐?'
방송국PD됐음...연예인들이 다 머리 조아리고, 결혼상대자 1위(그 전엔 3대'사'자 였지만)
돈 잘버는 전문직에 남들 다 부러워 하는 폼나는 직업인데...
아니면...광고회사 가던가...광고회사 단순명료하면서도 얼마나 폼나나?
도심을 당당히 걷는 커리어우먼...디자인...심플하고, 나만의 향기를 느끼고,
BMW스포츠카에 멋진사진...와인.... 좋쟎아!'
그 친구 TV를 너무 좋아하는 게 흠입니다.
'야, 건데...뭐? 이벤트PD.....지랄하고 자빠졌네...머 중매쟁이 할라꼬?'
이럽디다...
'아 맞다....니 학벌이 좀 짜치제...미안타...'
그날 소주값 그 놈이 다 냈을겁니다.


이벤트 기획자, 이벤트연출자는 방송, 광고대행회사의 AE나 PD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덜한 직업이 되고 말았습니다...나 만의 생각이라고 빡빡 우겨주십시오.
더 나쁜건 일부는 우릴 하청업자 취급하기도 하고, 그냥 재주 부리는 곰으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광고대행사 일을 해 본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이벤트하는 사람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고, 분통 터지고, 화도나고 그럽디다.
"지들이나 나나 별반 다를거 없는데...직업선택....회사 ......ㅜㅜ"
머 이런생각이 들지 않았겠습니까?



여기서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이벤트기획자 입니까? 연출자 입니까?"
"당신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마도 다수는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했다거나,
이벤트기획자와 연출자중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해봤다거나?
난 뭐가 틀린지 조차 분간하지 못하겠다거나...
어떤 용어가 내게 유리하고, 이익을 가져다 줄것인지 모른다거나....

이럴겁니다.
이럴때 우린, 일반인들의 시각을 훔쳐봅니다.
일반사람들은 우리 이벤트기획자나 연출자(대다수는 PD라고 부르길 즐겨하더이다)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우리 직업에 대한 선호나 인식수준은 어떨까?
이런거죠?

예로 '사'자나 방송연예분야 직업은 전문직에서도 상종가를 치니 좋다더라..
결혼상대자로 직업선호도가 높은 것이 좋다.....일겁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기로합니다.
대체로 일반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이벤트기획자'나 '이벤트PD'가 구체적으로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거 방송PD 흉내내는거 아니냐?' 뭐...그 비슷한 일들 하는거 아닙니꺼?
'중매하고 결혼정보업체 같은 일 하는거 아닙니꺼?' 이럽디다.

결론은 직업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또하나의 질문?
"그럼 당신은 당신의 직업이 대접받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 또한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아니오!"


이젠, 이러한 인식의 저변을 바꾸어 놓을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합니다.
우리도 협회라는 걸 만들어서 대응하자는 겁니다.
이벤트기획자나 PD가 무슨일을 하고, 어떤 보람과 직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지
이런 일을 하는 우리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직업의식을 뚜렷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이제 우리 스스로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흔히들 협회는 소속원들의 화합과 단체협약 등 이익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화합이 능사가 아니라, 이벤트인의 지위향상과 시장의 균등발전을
이끌어내고, 조정자 역할입니다. 그리고 우리 직업에 대한 대민 홍보와 이미지 개선등
다양한 목적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일입니다.

우리 이벤트인들, 특히 실무에 종사하는 플래너, PD들의 권익과 사회적 지위향상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여러가지 기대효과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업계 화합과 동료애 정신을 만들어 내고, 페어플레이를 유도하고,
자연스레 과당경쟁 방지, 비리차단, 한 목소리를 내어 대응하는 체계적 시스템 구비
등으로 업계의 발전적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이러한 것을 이루기 위해 협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협회가 존재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사유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 실무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플래너, PD를 포함한 협회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실무자 중심의 “이벤트기획자, PD 연합회”의 창설을 촉구하며,
현직에 종사하는 이벤트인 여러분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를 요청코자 합니다.


무지하게 지루했지요^^ 나도 지겹습니다...넘 길어서...


에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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